미국 노스케롤라이나의 샬롯이라는 도시에서 목회하는 와그너(E. Glan Wagner)라는 목사님이 아주 특별한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책의 제목은 〈교회 주식회사로부터의 탈출(Escape from Church Inc.)〉이란 책이다. 와그너 목사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아주 유명한 목사님이다.
그 목사님이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첫 번으로 부임한 교회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그 교회의 대표가 나와서 처음 부임한 목사님께 한 권의 책을 건네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이제 당신은 향후 6년 동안에 진행될 전략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여기 최고 경영자가 알아야 할 20가지 사업의 목표를 아주 명확하게 써 놓았습니다.??참고하십시오."??
그 말을 들은 와그너 목사님은 정신이 하나도 없어 '내가 지금 어디에 왔나? 내가 무엇을 위해서 여기 왔는가?'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그 대표가 이 목사님에게 요구하는 것은 ‘목자가 아닌 사장으로서의 일’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목회가 아닌 경영, 양육이 아닌 관리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때 이 목사님이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이런 책을 쓰게 되었던 것이다.
교회는 분명히 기업이 아니다. 그리고 학교도 아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경영이 아닌 목회, 관리가 아닌 양육, 프로그램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서 어쩐지 이런 기본에 대한 혼란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우리 곁에 널려있는 너무 많은 세미나가 마치 유행처럼 교회를 끌고 가는 듯 하다. 그 물결에 휩쓸려 ‘지금 어디로 가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미처 중심을 잡지도 못한 채 그냥 교회가 쓸려 가는 것은 아닐까?
목회가 결코 유행일 수 없음처럼 교회 교육 또한 유행이나 기술일 수 없다. 자칫 기술 일변도와 방법지향적인 관심이 교회 교육의 본질을 망각하게 할 수 있다. 교회 교육의 근간은 분명 기술 이전에 사랑이다. 단순한 성경의 지식 전달이 교회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양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가진 과학적 지식을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끊을 수 없는 혈연적 사랑으로 양육되어 진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양육되어지는 것이다. 그 사랑의 젖을 양분으로 삼은 자만이 그리스도를 닮게 되는 것이다.
오늘의 교회학교 현실은 어떤가? 주일학교라고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딱 하루, 주일에 만나서 짧은 시간에 성경지식 몇 줄을 전달하는 것이 전부이지 않는가? 아무리 기막힌 전략과 방법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전달된 지식이 과연 아이들을 변화사킬 수 있을까?
만일에 일 주일 동안 그 아이들을 가슴에 묻고, 그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하는 교사가, 주일에 짧은 한 시간이지만 아이들을 만나서 그 사랑을 전하며 느끼게 한다면 교육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까?
이런 점에서 볼 때, 오늘의 교회학교 교사 임명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교사는 하루의 지식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일 주일의 사랑으로 아이들을 양육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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