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71 사사기 94-5 [거사자금과 정치깡패]

1.거사자금의 필요성
세겜의 귀족들은 아비멜렉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아비멜렉 혼자서는 효과적으로 왕으로 통치할 수가 없었다. 통치를 하려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도시를 보호 방어하고, 내부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군대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는 이스라엘에 왕정제도가 없었기에 상비군이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돈을 받고 전쟁하는 용병만 있었다. 결국 용병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였다.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정치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더욱이 아비멜렉처럼 정권을 무력으로 잡고 스스로 왕이 되기 위해서는 돈이 가장 필요하였을 것이다. 세겜의 귀족들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세겜 사람들은 거사자금을 제공하였다. 그들이 준 금액은 은 70개였다. 이 돈으로 70명의 이복동생을 죽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당한 거사자금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바알 신전'에서 나온 것이었다. 만일 아버지 기드온이 한 일을 아는 아들이었다면 이 신전에서 나온 돈을 받아서는 아니 되었을 것이다. 기드온은 아버지의 집에 있던 바알의 단을 헌 우상숭배의 타파자였다. 그리하여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을 얻은 인물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바알 신전에서 나온 돈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이 돈으로 형제들을 죽이고, 스스로 왕위에 오르는 악한 일을 하고자 획책하고 있으니 이는 이스라엘 안에서는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2.용병 고용
아비멜렉은 은 70개로 용병을 고용하였다. 아비멜렉이 고용한 이들은 '방탕하고 경박한 유'로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정의와 불의를 구분할 줄 모르는 무리들, 돈만 주면 무엇이든 하는 악한 자들이었다. 아비멜렉이 하려는 일은 어쩌면 정상적인 사람들로는 하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분별력이 없고 저돌적인 악한들을 동원한 것이다. 오늘도 이런 자들을 손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무리들을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전당대회나 주주총회에 나타나는 깡패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교회나 총회에도 이런 깡패들을 이용하는 목사와 장로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3.정적 암살
아비멜렉은 왕이 되기 위해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 자기 이복 형제 70인을 죽인 것이다. "오브라에 있는 그 아비의 집으로 가서 여룹바알의 아들, 곧 자기 형제 70인을 한 반석 위에서 죽였으되 오직 여룹바알의 말째 아들 요담은 스스로 숨었으므로 남으니라." 아비멜렉은 '그 아비의 집'에 가서 '자기 형제 70인'을 죽인 것이다. 그럴만한 원한 관계가 있기 때문도 아니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도 아니다. 왕이 되기 위해서 형제를 죽인 것이다. 자기 유익을 위해서 형제를 살해하는 아비멜렉의 모습을 보라! 혹시 우리는 자기 유익을 위해서 형제를 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김지찬 교수<총신대 신대원·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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