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갤러리 10주년 기념, 심재현 작가 조각전

전시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하늘과 구름 모양의 모빌이 바람에 한들한들거린다. 곧 이어 현란한 색깔의 빛을 쉴새없이 발하고 있는 네온사인이 눈을 사로잡는다.


전시실 안은 파아란 하늘과 구름을 담은 조각품들로 가득 차 있다. 빛갤러리 10주년을 기념하는 심재현 작가의 〈하늘축제〉전.  
종교성을 드러내는 조각가로서는 드물게 ‘추상’적인 조형성을 추구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심 작가.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는 추상적인 이미지에 구상적인 요소를 살짝 추가했다. 작품 곳곳에서는 축제를 즐기고 있는 여성과 남성의 형태, 그리고 가족 공동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축제, 하면 노래와 춤이 어우러져 즐거움이 가득하죠. 그래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은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이 축제가 하늘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해보세요. 땅의 축제도 이렇게 기쁠진대, 하늘의 축제는 얼마나 좋을까요?” 
시편 100편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부를지어다.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 앞에 나아갈지어다”라는 구절에서 〈하늘축제〉의 영감을 얻었다는 심재현 작가.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하늘의 영광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 안에서 날마다 축제를 경험하며 살아가자는 심 작가의 제안을 담고 있다.  
“축제는 혼자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어울림’이 있어야 비로소 축제가 가능하죠. 여럿이 함께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즐기는 것. 그것이 축제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이런 ‘어울림과 하나됨’을 나타내는 몇몇 작품들이 눈에 띈다. 몇 개의 조각들이 서로 기대고 의지하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고 있거나 조각 덩어리 몇 개가 서로 엉긴 채 리듬과 율동을 나타내는 것이다.  
어울리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서로간의 ‘신뢰’다. 다른 사람과 합하여 하나를 이루는 것, 심 작가는 이를 몇 개의 덩어리를 접하게 하여 완전한 하나의 작품을 만든 것으로 표현했다. 이는 또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하루라도 살아갈 수 없다는, 심 작가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저는 항상 작품을 반만 완성합니다. 나머지 50%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완성해야 합니다. 저는 제가 생각한 의도로 작품을 만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의미로 작품을 받아들일 수가 있으니까요.” 
최상의 기쁨, 즐거움과 어울림이 가득한 〈하늘축제〉, 이 화려한 축제의 장에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고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작품의 나머지 50%를 각자 특유의 색깔로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시간은 11월 7일(화)부터 11월 22일(수)까지.(02)720-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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