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는 21세기 문화키워드 중 하나이다. 그만큼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개념이면서 우리의 삶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 개그콘서트에서 새로운 꼭지가 만들어졌는데, “날씬한 것들은 가라”를 외치며 사이비 교주의럼 말투를 쓰며 등장한 출산드라라는 뚱뚱교주에 관하여 인터넷 토론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일단의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주간 예수님의 고난을 빗대고 찬송가를 개사한 것에 대해 개신교를 폄하했다고 불쾌한 감정을 표시했다. 이런 그리스도인의 대응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개신교인들이 또 그런 것 가지고 과민 반응을 한다며 오히려 개신교를 빗댄 것이 통쾌하다는 반응들이 뜨겁게 나타났다.
이런 인터넷 토론을 보며 대중문화와 기독교 사이에는 반복되는 악순환을 생각하게 된다. 대중문화 현실 속에 나타나는 기독교 소재 프로그램의 등장과 그에 대한 개신교인의 노골적인 불쾌감의 표시가 감정적 대립으로 양극화되는 현상이 보이는 것이다. 대중문화 안에서 기독교 소재를 놓고 그리스도인과 일반인 사이에 적대적인 앙금은 계속 쌓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 대중문화 속의 기독교 소재 논란은 소비적으로 치달을 수 있고 그것이 결코 복음전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그콘서트의 뚱뚱교주 꼭지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를 폄하한 것이라고 문제 제기를 나선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인터넷 시대에서 어떤 프로그램에 대해 수용자가 주체성을 가지고 자기 느낌이나 입장을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개인의 의견으로 끝날 때는 상관없지만 그 개인의 의견이 기독교 전체에 대한 반응으로 이어질 때는 개인적 의견 개진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개인의 의견으로 인해 기독교 전체에 대한 비난이 일어날 때 그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지혜로운 대응을 해야 한다.
뚱뚱교주 출산드라의 말투나, 그가 전하는 말씀이나, 노래는 부흥사를 연상시킨다는 것과 고등어나 닭이 요리되는 것을 예수님의 고난을 연상케 하는 내용으로 빗대어 말하는 것에서 기독교 폄하를 주장하며 프로그램 폐쇄를 요구한 입장에 대해 그리스도인 모두가 동조해야 하는가는 의문이다.
개그콘서트의 제작진이 기독교 폄하를 의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해명해도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막무가내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은 옳은가? 제작 의도와는 상관없이 기독교 폄하의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감정적으로 치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독선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한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대중매체로 전달할 통로가 없는 상황에서 음식물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을 잠시라도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 과연 기독교 폄하로 보아야 할 문제인가? 문화의 시대에 기독교 소재의 풍자 자체가 금기시 되어야 하는가? 등등의 의문이 제기된다.
이 사회가 그리스도인 기분에만 맞추어 움직여 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지혜로운 그리스도인의 행동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어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을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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