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루이스의 역작

2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차츰 소개되기 시작한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홍성사에서 출간됐다. 그동안 루이스의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된 작품이 별로 없어 아쉽던 차에 신선한 감흥으로 다가선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경험 많은 고참급 악마인 스크루테이프가 조카인 어린 악마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충고하는 31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의 본성과 유혹의 본질에 관한 탁월한 통찰로 가득차 있다. 무엇보다도 악마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점이 맘에 든다.
루이스의 책 하면 난해하고 어렵다는 것이 독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지만 이 책만큼은 문학적 재미도 솔솔하고, 지루함도 덜해 읽는 묘미가 두 배다. 유혹에 관한 최고의 보고서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는 게 평론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악마를 진지하게 다루면서 가족간의 갈등, 영적 침체, 기도의 갈급, 남녀간의 사랑, 욕망, 쾌락 등 그리스도인들의 다양한 삶의 본질을 포괄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아무리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유혹과 거짓말과 환상 등의 미묘한 속임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철학적 문학적 깊이와 함께 루이스의 논리적이고 명쾌한 문체가 이 책에서 여지없이 나타난다.
강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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