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검과 처용무’는 1968년 일본 고야마 목사가 제암리교회의 참상에 대해 한국과 한국인에게 속죄하는 의미로 교회를 지어주겠다는 제안에서 출발한다. 이 제안을 놓고 우리나라 개신교측 인사들은 긍정적이지만, 천도교측 인사들은 완강히 반대한다. 서로 격렬한 갈등이 벌어지면서 극의 반전은 계속된다. 물론 일본이 저지른 제암리 만행의 역사적 장면도 그대로 무대에 올려지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서사극으로 연극은 진행된다.
마침내 실존인물인 전동례 할머니가 모든 아픔을 감싸 안고, 일본인을 향해 진정한 사죄를 촉구하며 처용무를 추면서 막이 내린다. 원수도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참다운 정신을 용서로 이끌어낸다.
이번 연극에 출연진은 모두 12명으로 마지막 처용무를 추는 배우를 제외하고 모두 일본 정상급 극단인 ‘배우좌’와 ‘동인회’ 소속의 단원이 출연하며 무대감독과 미술감독 등의 스텝들도 전부 일본인이 맡았다.
지난해 12월 이들 일본 연극인들은 공연에 앞서 우리나라를 방문, 제암리교회와 한국교회를 둘러보며 현지답사를 마쳤으며,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속죄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로 이번 연극도 무대에 올려진다고 밝혔다.
한편 재일본한국YMCA 건물 지하는 그동안 수영장으로 이용되어 왔으나 한국문화를 일본에 소개하는 문화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취지로 최근 300석 규모의 극장으로 대폭 개조했다. 이번 연극 ‘총검과 처용무’도 이러한 문화선교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강석근 기자 skkang@kid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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