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검과 처용무 극본 써

‘총검과 처용무’를 일본 동경에서 공연하게 된 배경은.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형성해온 일본 극작가 다까도 간하배씨가 대본 집필을 요청해와 이뤄졌다. 일본 기독교 인사들이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이 공연을 기획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제암리 학살을 다루기 위해 25년 전에 이 작품을 구성해 놓고, 당시 전동례 할머니와 제암리교회 성도들의 인터뷰 등도 준비해 두었었다.
이 연극의 초점은 어디에 맞췄는가.
=물론 사랑과 용서다. 얼핏 보기에는 제암리교회의 한 장면을 담은 것 같지만 그 내면에는 정신대 문제와 그밖에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각종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인들은 사과한번 하지 않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 한일간에 해결할 것을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자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본에서, 그것도 동경 YMCA에서, 일제가 저지른 가장 잔악한 만행으로 손꼽히는 제암리교회 사건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부담이 크다. 일본에서 이런 작품을 공연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안다.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연극의 주최를 별도로 내세우지 않고 따로 ‘총검과 처용무’ 실행위원회를 구성했다. 출연진도 한국인을 배제한 채 일본인 배우로 기용한 것도 다 그런 측면이다.
이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이나 한국교회의 후원은 있는가.
=전혀 없다. 한복도 개인적으로 손수 준비했다. 정부의 지원이나 교회 후원도 없었다.
동경 공연 이외에 ‘총검과 처용무’의 공연 일정은 어떠한가.
=특별한 공연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 작품을 서울연극제 등에 초청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공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 배우가 우리나라 무대에 서서 한국인과 한국교회 앞에 일제의 만행을 속죄한다고 생각해 보라. 연극에서도 강조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용서하면 그것이 바로 서로간에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이라 생각한다.

강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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