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원 박사, 실천신학회서 ‘다양성 기초한 새 연합’ 제안


1982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 직제 위원회’는 세례와 성찬과 목회에 대한 새로운 모범을 제시하는 문서를 발표했다. ‘리마 문서’라고 불려진 이 문서는 당시 세계 교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음을 물론이고 이후 여러 교회들이 이 문서가 제시한 성찬식의 틀을 따라 말씀과 예전을 시행했다. 극히 단순하게 말하자면, 리마 문서의 취지는 다양한 예전적 전통을 가진 여러 교회들이 공동으로, 그리고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전의 모범을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1월 28일 한국실천신학회(회장:문성모)에서 이 리마문서의 한계를 성찰하고 교회연합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안덕원 박사(예배학)는 아우내재단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에서 열린 실천신학회 정기학술세미나에서 리마문서는 “제1세계 교회의 시각과 문화가 지배적인,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세계의 모든 교회가 사용할만한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문서에 제기된 제3세계 교회들의 반응을 근거로 제시하며 안 박사는 또한 “서구중심이었던 기독교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지금, 제1세계 교회들의 신학적, 예배학적 사고를 철저히 표방한 리마문서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예전을 찾도록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줄 리도 만무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박사는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와 교회에 적합한, “리마문서를 넘어서는 기독교 예전에 있어서 새로운 형태의 교회연합운동의 출연을 기대”하며, 일종의 전조이자 사례로 북미 소수 교회인 흑인 교회와 히스패닉 교회, 아시아 교회의 예전의 다양성을 소개했다.
그러나, 제1세계의 문화를 중심으로 예전의 통일성을 지향한 리마문서의 한계를 지적하며 다양성에 기초한 새로운 예전적 교회연합운동의 가능성을 제시한 안 박사의 논문은 한편으로는 여전히 예전 중심의 교회연합운동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는 리마문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듯.
이날 발표 뒤 안 박사도 리마문서를 끌어낸 세계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 내부에 이미 교회연합운동에서 차지하는 예전의 비중을 개혁교회보다 높게 잡는 성공회나 루터교회 등의 출신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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