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 서울 울산 광주 ‘주석-설교 세미나’ 요한복음 주요 기사 ‘하나님 나라’ 관점서 주해


공관복음과 흔히 견주어지는 요한복음을, 조병수 교수는 “한 사건을 길게 진술하는 월간지”에 비유했다. 공관복음이 “여러 가지 사건들을 짧게 보고하는 일간지라면”, 그렇다는 것이다.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 2004년 겨울 세미나에서 조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는 ‘한 사건을 깊이 다룸으로써 주제적으로 통일을 이루어 마치 단막극처럼 구성된 체계를 가진다”고 요한복음서의 특징을 설명했다.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가 지난 12월 서울과 울산, 광주에서 잇따라 ‘요한복음과 영원한 생명’을 주제로 2004년 겨울 세미나를 열었다.
공관복음에는 없는 요한복음서만의 이적 이야기이기도 한 가나 혼인잔치의 이적도, 조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월간지 기사 또는 단막극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김정훈 교수는 바로 이 가나의 이적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주해했다. 다시 조 교수의 표현을 따르자면, 김 교수(천안대기독신대원 신약학)는 가나의 이적이라는 한 사건에서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적 통일”을 찾아낸 것이다. 요한복음 2장 1-11절 가나이적 본문을 헬라어 원문과 개역한글을 대조하여 새로 번역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구조 및 내용 분석한 김 교수는 가나 이적사건을 하나님 나라를 계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이 사건에 “잔치의 요소와 구속론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관복음이 이미 여러 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속적 잔치로 비유하고 있으며, 더구나 요한이 그의 계시록에서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어린 양 혼인 잔치에 비유하는 점을 들어, 가나이적 사건의 현장 자체가 혼인잔치 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 사건의 ‘잔치의 요소’를 강조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가나 이적의 포도주와 ‘내 때’ 개념의 연관관계에서 구속론적 요소를 찾았다. 김 교수는 “그의 어머니가 포도주를 언급했을 때, 예수는 훗날에 있을 십자가의 때를 생각하였다”며 “구속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포도주’는 분명히 하나님 나라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석민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 역시 요한복음을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중심으로 주석했다. 조 교수는 요한복음서의 독특한 일곱 담화의 하나인 디고데모와의 담화 본문인 3장 1-21절을 주해, 이곳에서 자주 사용되는 ‘영생’이라는 표현이 공관복음에서 사용되는 ‘하나님 나라’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니고데모 담화 본문의 구조가 3장 1절이 아니라 2장 23절에서 시작하여, 3장 36절이 아니라 3장 21절에서 끝나고 있음을 설명하며 조 교수는 ‘영생’에 대한 디고데모와 예수의 대화에서, 예수는 거듭남의 의미에 대한 디고데모의 오해를 시정하는 가운데서 “중생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으로 바꾸어 설명했다”고 풀이했다.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는 “신학자와 목회자가 함께 하는 교회 바로 세우기”를 모토로 해마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주석-설교 세미나’를 열고 있다.
지난 12월 14일 서울 창신교회(신세원 목사), 16일 울산 주사랑교회(김호환 목사), 그리고 20일 광주 대성교회(민남기 목사)에서 잇따라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권호덕 교수(천안대 교의학)가 ‘진리와 자유 그리고 죄의 노예’를 제목으로 요한복음 8장 31-40절을, 박정식 교수(광신대 신약학)가 ‘관계성에 나타난 예수의 목자되심’을 제목으로 요한복음 10장 11-18절을, 이승구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의학)가 ‘요한복음의 성령론’을 제목으로 요한복음 14-16장을 각각 주해했다. 이들이 제시한 본문 주석을 기초로, 서규장 목사(오류동남부교회), 양서규 목사(신성교회), 민남기 목사(광주대성교회), 최달순 목사(포도원교회), 오창윤 목사(서울영진교회), 김호환 목사(주사랑교회), 박은식 목사(광주성지교회) 등은 설교문을 작성, 선보였다.
한편,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 2004년 주석-설교 세마나가 열린 울산 주사랑교회에서는 ‘빛 생명 사랑을 교육현장에 적용시킨 프뢰벨’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한 이상욱 교수에게 청중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 교수는 킨더가르텐(유치원)의 창시자 프뢰벨의 교육 사상을 소개하며, 특별히 한국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 교육의 세계관을 근본으로부터 되물어, 참석한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에게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유치원은 오로지 복음주의적인 개신교회에서만 발생한 것이고 다른 어떤 곳에서도 발생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유치원 교육의 기독교적 기초를 강조한 프뢰벨을 상기시키며, 이 교수는 “프뢰벨의 유치원에 관한 한, 유치원은 어린이를 위한 기독교 교육의 장이며, 만일 우리가 프뢰벨의 유치원 제도와 그 원리들을 그의 종교로부터 분리시킨다면, 이해와 실천의 면에서 모두 그의 제도의 많은 중요한 부분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아원이나 선교원 등을 운영하는 교회마저 경제성을 따져 그것을 운영하고, 기독교적 교육 철학과는 거리가 먼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두고 이 교수는 특강 말미에 이렇게 질문했다. “우리는 유아들에게 하나님의 참 빛을 알리고 그 빛이 잘 비취도록 노력하고 있는가? 유아들의 생명이 예수님에 의해 구원되고 그분에 의해 풍성하도록 돕고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의 정당한 방법으로 유아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사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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