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예배 비판적 수용을…시각중심 문화 교회 침투 경계 복음주의조직신학회 학술모임


우리 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우선할까, 우리의 귀로 말씀을 들음이 먼저일까? 우선을 따질 수 없는, 그리고 따질 필요도 없는 이 우문도, ‘포스트모던시대’나 ‘사이버 문화’라는 문명 비판의 ‘키워드’ 또는 ‘열린 예배’라는, 특히 한국 교회에서 문제적인 현상을 지적하는 맥락에서 다시 제기되면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현답들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질문이 된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권호덕)가 이 문제를 주제로 내건 학술 모임을 열었다. ‘감성적 교회운동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큰 주제로 12월 4일 한세대학교에서 연 이 학회 제9차 논문 발표회에서 한 발표자는 열린 예배를 포스트모던이라는 시대적 요구의 맥락 가운데서 무조건 거부할 것으로 여기지 말 것을 제안한 반면 또 한 발표자는 현대 문화의 시각 중심성에 대한 날카로운 거부의 자세를 취해 대조를 이루었다.
신문철 교수(한세대)는 ‘포스트모던 문화와 교회의 감성적 예배’를 제목으로, 열린 예배에 대한 평가를 시도했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특징을 감성중심의 문화에서 찾은 신 교수는 열린 예배에서 “우리는 포스트모던적 삶의 양태에 교회가 무조건 전통만을 고집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며 “어떤 형식의 예배라 하더라도 오늘의 포스트모던 문화가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언어와 감정 그리고 의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으로 치달으려는 경향을 피하고 각 영역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며, “교회성장의 돌파구로서 무비판적으로 차용하는 것이라면 재고의 여지도 없지만 윌로우크릭 교회의 경우처럼 문화선교의 한 방편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적 선교전략의 한 방법으로 수용된다면 열린 예배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긍정적 요소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윤천석 교수(평택대)는 현대 사회의 시각주도 경향성을 개혁신학의 관점에서 비판했다. 윤 교수는 “컴퓨터와 기계가 결합된 사이버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는 시각주도 경향성을 가진다”며 “중세와 사이버 시대가 공간관에서 유사성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중세 교회가 타락한 이유의 하나가 “말씀을 시각화해서 교육함으로 말미암아 늘 인간이 주체가 되는 교육을 한 데 있다”고 지적한 윤 교수는 칼빈의 말에 귀 기울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칼빈은 믿음의 근거는 지식이지 경건한 무지가 아니라고 했다”며 “칼빈의 인식론적 발상은 하나님의 지식은 직관적 청각적 지식이고 말씀과 성령의 결합은 청각적 직관적 지식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논문발표회에서는 또한 권호덕 교수(천안대)가 ‘박옥수의 죄사함 개념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조용수 교수(침신대)가 ‘위르겐 몰트만의 시간과 종말에 대한 평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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