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영환 박사, 기독교미술 현대적 의미 제시


현대 미술은 예술의 자율성 강조와 기존의 실재에 대한 비판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현대 미술의 특징은, 기존의 체계를 거부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의 형태인 아방 가드(avant-garde)에서 잘 드러난다.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과거와의 연속성보다는 단절을 통하여 예술성을 이루고자 한 현대미술의 이러한 아방가드적 특성은 예술을 신앙에서 분리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라영환 박사(천안대 BK 21 Post-Doc.,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원)는 현대 미술의 이러한 아방가드적 도전에 대하여 교회 또는 기독교 미술가들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문제제기한다.
12월 1일 천안대학교에서 열린 백석기독학회 제5회 국제학술세미나에서 라 박사는 "신앙과 미술이 융합했던 중세와는 달리 현대 교회는 이 둘 사이에 일정한 간극을 유지코자 했다"며 "현대 미술이 세속화의 길을 걷고 있는 동안 교회가 보여준 성-속 분리라는 다소 모호한 태도는 기독교 미술가들에게 그리고 신앙과 예술의 관계를 고민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상당을 혼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기독교 세계관과 문화'를 큰 주제로 내건 이날 학술 대회에서 '기독교 미술과 문화'를 주제로 들고 나온 라 박사는 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다시 제시했다. "신앙과 예술이 서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날 라 박사는 신앙과 예술이 서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그 가교로서의 기독교 미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독교 미술'에 대한 개념 정의를 그것이 담고 있는 기독교 세계관의 유무로 판가름한 라 박사는 특히 모네의 그림을 예로 그의 작품들에 대한 세계관적 비평을 가했다. 라 박사는 모네의 작품들이 인간 역사에 대한 낙관적 이해나 초월에 대한 거부, 개별성과 독특성에 대한 강조라는 측면에서 기독교 미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하면서 "여기서 우리는 기독교 미술의 과제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 박사가 결론을 내린 기독교 미술은 "주님께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과 같이, 물 한 방울 없고 풀 한 포기 살아남을 수 없는 절망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의 환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일 백석기독학회 국제학술세미나에서는 최태연 박사(천안대 기독교철학)가 '한국 대중문화 속의 유교와 기독교'를, 김경진 교수(천안대 신약학)가 '음식 문화와 이웃 사랑'을, 그리고 니콜라스 라팅가 교수(국제고등교육진흥협의회 총무 정치학)가 '기독교고등교육과 정의에의 소명-문화의 세 가지 의미'를 발표했다.
김은홍 기자 amos@kid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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