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목회자 모임, 신학생 위한 컨퍼런스 잇따라


목회 현장을 섬기는 신학. 한국 신학계가 최근 다양한 학회들을 열면서 지향하고 있는 이 흐름에 맞춰 이제는 신학자들이 예비 목회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신학교 교육의 품에서는 제대로 끌어안을 수 없었던 산 교육을 시작했다.
‘한국 신학교 영적갱신을 위한 신학교수 기도모임’(기도모임)이 주최한 전국신학생 컨퍼런스가 8월 16일부터 19일까지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열렸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19일부터 21까지 ‘한국 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은 한미준 신학생 세미나를 열었다.
총신대신대원 박용규 교수,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 장신대 주승중 교수, 고신대 이상규 교수, 안양대 이은선 교수 등이 참여하는 ‘기도모임’은 오늘의 시대적 사명이 “한국 교회의 영적 부흥”이라고 믿는 이들의 모임. 정기 기도모임을 통해 이들이 구하는 것은 100년 전 이 나라 이 민족에 위기가 몰아쳤을 때 불길처럼 일어났던 원산과 평양의 부흥운동의 영적 갱신이다. 박용규 교수는 “지난 수 세기의 세계 기독교 역사가 증거하듯 교회의 부흥은 신학대학 캠퍼스의 영적 각성에서 시작되었다”며 “신학교가 사는 길이 곧 한국 교회가 사는 길이며 부패한 이 민족과 이 사회가 거룩함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학생 컨퍼런스의 취지에 맞게 16일 개회 예배의 설교는 ‘1970년대 부흥운동의 특징’을 제목으로 박명수 교수가 했다. 박 교수는 1907년 대부흥운동은 원산에 모인 선교사의 수련회에서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며, 이 기도의 불길이 열매를 맺은 것이 익히 알려진 1907년 장대현교회의 오순절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렇게 시작된 100년 전 부흥운동의 성격을 말씀에 기초한 운동, 회개로부터 출발한 운동, 성령이 역사한 운동, 잘못된 행실을 고치는 개혁운동, 한국인의 철저한 회개로부터 서양 선교사들이 오히려 배운 세계화운동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새벽기도와 특강, 저녁집회, 개인기도로 짜여진 기도모임 주최 신학생 컨퍼런스는 박용규, 박명수 교수 등 한국 교회의 부흥 운동에 대한 역사신학적 연구 지평을 확고히 다져가고 있는 신학자들이 주축이 되었지만, 단지 100년 전 한국 교회에 있었던 한 역사에 대한 역사적 인식의 반추에만 머물지 않고 그 역사를 넘어, 그 역사를 오늘에 되살리고자 하는 초월적 의식을 후학들과 함께 나누려는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같은 곳에서 이어 열린 2004년 한미준 신학생 세미나는 예년에 비해 참가한 신학생 또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수가 다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미나에 앞서 열린 신학생 컨퍼런스와 한미준 신학생 세미나에 모두 참가한 신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한미준 세미나의 수적 감소가 앞서 열린 컨퍼런스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 한미준 세미나의 전체 집회 강사로는 김창근 목사(무학교회),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김규동 목사(동경요한교회), 송태근 목사(강남교회) 등, 그리고 세미나에는 윤남진 목사(무지개교회)의 ‘개혁, 그 감동의 드라마’, 최종상 선교사(둘로스)의 ‘21세기 선교, 이렇게 하라’, 박건 목사(예전교회)의 ‘개척교회 매뉴얼’,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의 ‘독서와 설교준비’,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구소)의 ‘직장선교 방향잡기’, 이성희 목사(연동교회)의 ‘미래목회 키워드’ 등이 강의됐다. 이처럼 한국 교회의 견실한 중견 목회자들로 평판이 나 있는 강사들로 집회와 특강을 구성해 온 이 세미나에 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미준 세미나에 참가한 김재평 씨(51·복지감리교회)는 교회 개척에 필요한 현실감과 실제적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한미준 세미나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강사로 선 개척 교회 목회자는 80명 수준의 성도가 있는 “진짜 개척 교회 목사님이어서 더욱 실감이 있었고 실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전체 강의에서는 다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질 수 있는 강사들과의 대화의 시간 역시 한미준 세미나가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실용적 프로그램”이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한미준 세미나에 대해 “늘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 장점만은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미래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생들의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관심사에만 지나치게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참가자는 지난해에는 동성애 등 여러 사회적 쟁점들에 대한 토론도 있었지만 올해에는 그마저도 없었다며 미래 목회자로서 가져야 할 관심과 인식의 폭이 날로 좁아져가고 있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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