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신학회 23일 발표회… ‘역사 재구성’에 대한 문제 제기


다윗의 인구 조사에 대한 재 고찰, 유다의 멸망과 다윗 언약, 역대기에 나타난 다윗 이해, 그리고 예수님의 신자에게 주신 영생의 이해에 필요한 다윗의 역사. 네 편의 논문 모두 다윗을 중심에 두었다. 그리고 성경에 가장 많은 기록을 남긴 이 인물과 그의 시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들이 시도되었다.
한국성경신학회(회장:황창기)는 8월 23일 서울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제15차 논문 발표회를 열었다.
지난 8월 9일 대구에서 ‘성경신학과 목회’를 주제로 논문 발표회를 열고 두 주 만에 연 이날 학회의 주제, ‘다윗 역사에 대한 성경신학적 의미’에는 다윗과 그의 시대에 대한 성경신학적 의미 또는 역사비평적 ‘다윗 역사’ 재구성이나 서사적 ‘다윗 이야기’ 재구성에 대한 성경신학적 비판이라는 두 가지 뜻이 들어있었다.
장세훈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는 다윗의 인구 조사를 기록하고 있는 역대상 21장 1절의 해석상의 난제를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다시 규명하는 해석학적 대안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다윗의 인구조사에 대해 역대상 21장은 ‘사탄’이 출현하고 있지만 사무엘하 24장에는 “하나님의 진노”가 그 배경으로 연결되고 있어 “구약 본문들 가운데서 가장 큰 난제를 던지는 본문”이라고 서두를 꺼낸 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자들의 다양한 시도들을 검토하고 이어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적 대안들과 함께 다윗의 인구조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역대상과 사무엘하 두 본문의 차이점을, 다윗을 유혹한 장본인은 사탄었으나 하나님께서 그 유혹을 허용하셨다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상호조화적 접근에 대해 “삼하24:1은 이스라엘을 심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적극성과 주도성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사탄의 유혹에 대한 하나님의 허용적 개념은 본문의 의도와는 다소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역대상 본문은 역대기 기자가 기존의 사무엘하의 본문을 자신의 시각에 따라 또는 자신이 속한 시대의 요청에 따라 수정한 신학적 재기술로 이해하는 편집비평적 접근에 대해서도 “역대기 기자의 관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편집비평학자 자신들의 가설과 추론을 역대기 기자의 신학 또는 의도에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조화적 접근과 편집비평적 접근에 대한 대안으로 존 라이트가 제시한 역대상 21장 1절에 등장하는 사탄의 정체는 다윗의 “군사적 대적자”라는 주장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제안했다.
“역대상 21장 1절에 나오는 사탄은 누구인가”를 질문한 장 교수는 사탄에 대한 구약의 용례들과 비교한 뒤 “이 본문의 사탄은 천상적 존재라기보다는 지상적 존재, 특히 다윗에게 도전하는 이방의 군사적 대적자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다윗의 인구 조사 행동에 대해 역대상 21장이 군사적 전투를 소개하는 선행단락과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다윗은 이방 대적의 도전에 맞서 군사적 대응을 하기 위해 병력 조사를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여기에 다윗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다’며 “이방의 군사적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다윗은 무엇을 가장 의지해야 했는가” 반문했다. 결국 하나님의 진노하신 것은 다윗이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군사력에 의존하고자 했던 그 불신 때문이었다.
최순진 교수(수원신학교 구약학)는 주전 586년 예루살렘의 몰락, 곧 다윗 왕조의 몰락이라는 역사적 상황에서 제기되는 다윗언약의 영속성에 관한 질문을 둘 사이의 “상충”이 아니라 “조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최 교수는 다윗 언약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사무엘하 7장과 시편 89편과 예루살렘 멸망이라는 역사 사이의 상충을 “이스라엘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예레미야의 예언들로 해소하는 해석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서 이스라엘은 한편으로는 다윗의 언약을 계속 유지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언약관계를 하나님과 갖게 된다. 이스라엘의 미래는 성전이나 다윗계통의 왕에 초점을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 개인들과 세우시는 새 언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결론을 맺었다.
성기문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는 역대기에 나타난 다윗의 역사는 그의 성공적인 치세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윗 왕조는 하나님의 나라 위에 건설해야 했으며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 한 다윗의 집(왕조)과 하나님의 집(성전)은 무용지물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 역대기 저자의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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