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은성 교수 〈신학지남〉 여름호서 가톨릭 칭의론 비판


오직 믿음만으로(sola fide)를 내걸고 16세기에 개혁운동(the Refor-mation)이 일어났다. 온 유럽에 퍼진 들불과 같은 이 개혁 운동 앞에 로마가톨릭교회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개혁을 단행했으며 이것을 두고 프로테스탄트 쪽에서는 반종교개혁(Counter Reformation)이라 하고 가톨릭은 가톨릭 종교개혁(Catholic Reformation)이라고 부른다. 프로테스탄트의 도전에 맞서 로마가톨릭 내부에서 일어난 개혁운동의 핵심에 트렌트 종교회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종교회의의 핵심에 ‘칭의론’이 있었다. 그들에게 저항하는 이들(프포테스탄트)이 개혁 운동의 깃발로 내건 것이 이 문제였으니, 그들로서는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로마가톨릭교회의 트렌트 칭의관은 최근까지 유지되어왔다. 그런데 아주 최근 중대한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솔라 피데’의 주역들이었던 루터란과 로마가톨릭이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연합 에큐메니컬 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이 둘은, 그들 사이의 화해를 가로막고 있던 최대 걸림돌인 칭의에 관한 이견을 좁히고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때 이들은 ‘오직(sola)’이라는 말을 빼놓는(라은성 교수의 표현으로) “커다란 실수”를 했다. 한편, 1994년에는 흔히 이시티(ECT) 문서라고 불리는, 복음주의권에서 익히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사들의 서명이 들어간 ‘복음주의자와 가톨릭이 함께’(Evagelicals and Catholics Together)라는 문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문서에서도 역시 솔라(sola)는 생략되어 있었다.
과연 단순한 “실수”였을까?
라은성 교수(역사신학)가 〈신학지남〉 봄호에 이어 여름호에 잇따라 ‘카톨릭 칭의에 대한 칼빈의 비판’을 제목으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16세기 개혁 운동에서도, 새 천년을 바라보면 구원을 씻고 화해를 찾자는 대의명문을 내세우며 21세기 문턱에서 나온 로마가톨릭과 루터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에서도 쟁점이 된 칭의론의 문제를, 라 교수는 16세기 트렌트회의에서 제정된 로마가톨릭의 칭의론으로 되돌아가 다시 살펴본다.
그리고 그 종교회의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를 지켜 본 칼빈의 입장에서 로마카톨릭의 칭의론을 비판한다.
결론은 이렇다.
“로마가톨릭의 칭의는 칭의와 성화를 혼돈하는 오류에 빠졌다. 성화를 점진적 칭의로 혼돈하여 칭의가 증진해야 한다고 하는 데 칭의는 즉각적인 동시에 완성적이고 단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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