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역사연구소·아시아평화역사연구소 11일 공동 국제심포지엄 세 나라 교과서·기념관·미디어에 나타난 식민지배 기억방식 분석


우리가 광복절로 기념하는 그날 일본인들은 2차 세계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는다. 일본 우익에게 8월 15일은 패전의 치욕이 서린 날이며, 보통 일본인들에게도 1945년 그 달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희생의 날로 기억된다. 그들에게 8월 15일은 패전의 치욕 아니면 전쟁의 희생자로 기억된다. 중국은 1945년 9월 9일을 항일투쟁 승리 기념일로 기념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에게 1945년 또는 그해 8월 15일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식민 통치와 지배라는 공동의 역사가 실체로서 너무나 뚜렷하지만, 이를 기억하는 방식은 참으로 독특하다. 아니, 특별히 피해와 가해의 관계로 설정되는 이웃 일본의 기억의 행태에 대해서는 차라리 이질감과 이에서 비롯되는 거부감마저 느낀다. 우리와 동일한 고통의 역사, 역사의 고통을 가진 중국의 이해 방식에 대해서는, 수교가 되고 한참이 되었지만, 우리 일반의 상식에 알려진 게 별로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 세 ‘기억의 공동체’가 각자의 교과서와 기념관과 대중매체를 통해 식민 지배의 역사를 어떻게 기념하고 기억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국제 학술 모임이 열린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아시아 평화와 역사연구소와 함께 8월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1945. 8. 15-한중일 3국의 역사적 기억과 전승’을 주제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연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한중일 3국의 8·15 기억’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한다. 한중일 세 나라에서 1945년 8월 15일이 어떻게 평가되고 해석되어 왔는지, 그리고 8·15에 대한 역사적 기억이 이 세 나라에서 어떻게 전승되어 왔는지를 논하는데, 특히 임 소장은 재일 조선인과 재일 중국인의 입장에서 8·15의 의미를 새겨본다.
‘3국의 교과서에 나타난 1945. 8. 15’를 다룰 제1주제 발표에서는 한국에서는 신주백 교원대 연구원이, 중국에서는 보평 흑룡강성사회과학원 부원장이, 그리고 일본에서는 코지야 요코 도쿄도공립중학교 교사가 발표자로 선다. 이들은 한중일 세 나라 교과서의 1945년 8월 15일 관련 서술 내용을 분석하되, 1945년부터 현재까지 그 서술에서 어떤 변화가 있어 왔는지 살펴, 세 나라가 이 날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드러내고 공동의 인식 가능성을 찾아보게 된다.
제1주제 토론자로는 김승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연구실장, 영유목 중국사회과학원근대사연구소 연구원, 마루하마 에리코 역사교육아시아네트워크재팬 운영위원이 선다.
‘박물관/기념관에 나타난 1945. 8. 15’를 다루는 제2 주제 발표 시간에는 정근식 서울대 교수, 이종원 중국 인민항일전쟁기념관 주임, 그리고 다카노 구니오 하치노헤공업대 교수가 등단, 한중일 세 나라 박물관 또는 기념관의 전시의 내용, 전시의 구조, 전시의 개념 들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여 박물관/기념관이 어떤 기억을 창출하고, 지속시키려는지를 살핀다. 정용욱 서울대 교수, 주성산 남경대학살기념관 관장, 후카와 요코 리츠메이칸대학 평화뮤지엄 볼론티어 전문가이드가 이 주제에 대한 토론자로 선다.
제3 주제 ‘영상/매스미디어에 나타난 1945. 8. 15’ 발표자로는 권혁태 교과서운동본부 홍보위원장, 조굉신 중국 씨씨티브이(CCTV) 신문매체부 연구원, 그리고 가츠라 에이이치 릿쇼대 교수가 각자 세 나라의 1945. 8. 15와 관련된 영상작품, 특집방송, 영화, 노래 같은 장르의 내용을 분석해 1945년 이후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변화를 가져왔는지 분석한다. 김기덕 건국대 연구교수, 소지량 상하이 사범대 교수, 그리고 다카시마 노부요시 류큐대 교수가 이 주제를 두고 함께 토론한다.
제1주제 발표와 점심시간을 마치고 제2 주제로 넘어가는 사이에는 요네다 사요코 종합여성사연구회 대표가 ‘젠더의 관점에서 본 8·15’를 주제로 특별 발표를 한다. 젠더의 관점에서 1945. 8. 15와 관련된 한중일 3국 여성들의 변화는 어떤 것이며, 여성사의 관점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분석한다.
제3주제 발표로 이날 모든 발표를 마친 뒤에는 김한종 교과서운동본부 교과서위원장의 사회로 참가자 보고의 시간을 가져, 평화포럼 3국 대표자 회의 보고, 한중일역사공동부교재 보고, 청소년역사체험캠프 보고, 2005년 교과서 재검정 문제 보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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