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 서울 울산 광주서 ‘블록 세미나’이사야서 본문 연구·설교 적용 다양한 시도 “알찼다”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는 6월 22일과 25일, 7월 5일 서울 서현교회(김경원 목사), 울산 남교회(최덕훈 목사), 광주 성지교회(박은식 목사)에서 ‘이사야서와 세상의 구원’을 주제로 내걸고 ‘교회를 위한 심포지엄’을 세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6월 22일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 서울 심포지엄이 열린 서현교회에서 김경원 목사는 “신학 없는 목회 현장”과 “목회현장을 외면한 신학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는 주제 강연을 했다.
김 목사가 지적한 한국 교회의 문제는 바로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를 세운 이들의 문제의식이자 이들이 고쳐보고자 애쓰는 가장 시급한 문제. 신학과 목회현장 사이의 갈수록 심해지는 괴리 현상을 걱정하며 ‘신학자와 목회자가 함께 하는 교회 바로 세우기’라는 현장 중심의 신학회를 표방하며 출범한 프로에클레시아신학회는, 지난 다섯 차례의 심포지엄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에 처음 ‘블록 세미나’라는 ‘설교를 위한 본문 연구’ 또는 ‘본문연구를 통한 설교 적용’ 모델을 시도했다.
이사야서를 본문으로 서울, 울산, 광주에서 잇달아 실험한 이번 ‘블록 세미나’는 일단 성공. 이사야서 전체의 역사적 배경과 신학적 논점들을 개관한 주제논문 발표와 이사야서 세부 전공 교수들의 본문 연구, 그리고 이에 근거한 현장 목회자들의 설교 적용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신학적으로 보다 바르고 탄탄한 강단에서의 말씀 선포의 용기와 가능성을 심포지엄 참가자들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신은균 교수 ‘신학개관’
주제 논문 발표를 맡은 신은균 교수(광신대학교 구약학)는 구조분석을 토대로 이사야서의 중심 신학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 심판과 구원, 시온의 회복 등 다양한 주제들이 “이사야서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이 “결국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여러 측면에서 증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 임마누엘, 여호와의 종, 종말론 등 네 가지 주제에 논의를 집중했다.
신 교수는 이사야서의 종말론을, 특히 66장 17절 이하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예언에 대한 여러 신학자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예를 들어, 한손은 이사야 65장을 묵시적 종말론으로 보고 있다. 종교와 정치 세력으로부터 소외되던 선지자 그룹이 제시한 종말론으로서 역사적 사전에 매이지 않는 새로운 종말론이라는 것이다. 델리취는 한손의 주장에 반박했는데, 65장 17절 이하에 예언된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죽음의 존재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65장의 종말을 천년왕국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도입하면서 신 교수는 이 본문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해 “기적적으로 새롭게 되는 변화를 뜻한다”며 베스터만의 주장을 수용했다. “하나님께서 세상 끝에 이룩하실 천국왕국 같은 종말론적 세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의 이사야서 개관에 이어 최만수 교수(안양대)-양서규 목사(신성교회), 장세훈 교수(국제신대원)-최달순 목사(포도원교회), 김정훈 교수(천안대)-나성균 목사(성복중앙교회)가 각자 짝을 이루어 본문연구와 설교적용을 한 묶음으로 하는 ‘블록 세미나’가 진행됐다.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견해들을 소개하며 이 주제에 대한 신학적 논점들을 제시한 신은균 교수의 이사야의 개관에 맞춰 김정훈 교수는 ‘미리 본 새 하늘과 새 땅’을 주제로 한 본문 연구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사야 65장 17절 이하의 본문에 대한 한글개역 성경의 번역상의 문제를 꼼꼼히 검토하고 새로운 번역을 시도한 뒤 문맥해설-중요단어 및 어구 해설-구조 및 내용 분석-설교를 위한 착상 순으로, ‘설교에의 적용’을 염두에 둔 신학 연구의 한 가지 모범을 보여주었다.
김 교수는 구조 및 내용 분석을 통해 이 본문은 하나님의 재창조 선언(17절),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희락과 그 이유(18-19절), 그리고 재창조 세계에서 희락할 내용(20-25절)을 말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창조 세계에서 실현될 충만한 생명력, 정당한 수고의 대가 향유, 하나님과의 완전한 의사소통, 약육강식이 사라진 완전한 평화를 자세하게 묘사한 김 교수는 “본문에 대한 종합적이고 분석적인 이해가 뒷받침된다면 설교를 위한 착상은 매우 다양하고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권고와 함께 직접 설교를 위한 착상 5가지를 소개했다.
이사야 65장 17절 이하의 본문 연구에 근거해 김정훈 교수가 뽑은 설교 착상은 신천신지는 어떤 곳일까(65:20-25), 늑대와 춤을(65:25), 거처 일 생명 자녀(65:20-23), 저주와 복(65:17-25), 슬프게 하는 것들(65:17-25). 김 교수와 짝을 이룬 나성균 목사는 이어 ‘실현된 천국’을 제목으로 “김정훈 교수 본문 연구에 근거한” 설교를 선보였다. 나 목사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곳이다’와 ‘지금도 누릴 복이 있다’는, 실현된 천국의 두 가지 큰 특징을 대지로 구성한 이 설교에서 “실현된 하나님 나라 그것은 강력하고 승리하는 성공의 삶이요, 하나님을 삶 깊이 경험하고 그 경험을 나누어 이 땅에 하나님의 사람을 많이 배출하는 전도와 제자훈련의 귀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문연구-설교적용 ‘한 팀’
이날 블록 세미나에서 최만수 교수는 이사야 2장 1-6절에 대한 구조분석과 주해를 통해 ‘시온의 하나님은 누구인가’를 설교적 적용을 위한 물음으로 제기했다. 최 교수의 본문 연구에 근거해 양서규 목사는 ‘시온의 하나님’을 제목으로 설교를 작성했다. 장세훈 교수는 이사야 36-37장에 대한 본문 연구에서 이사야서를 찢어놓은 역사비평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사야서의 통일성을 새롭게 조명했다. 장 교수는 이 본문에서 유다를 침공한 앗수르 왕 산헤립의 대변인 랍사게와 하나님을 의뢰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사야 사이의 언쟁을 “말들(words)의 전쟁”이라고 부르며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모두에게 던졌다. 최달순 목사는 장 교수의 본문 연구에 기초하여 ‘누구의 말을 들으십니까’를 주제로 한 설교를 예시했다.
세 마당의 블록 세미나가 모두 끝난 뒤 7월 5일 광주 심포지엄에서는 이날 자리를 함께한 신학자와 설교자, 청중 사이에 열띤 질의와 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이사야서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본문 연구와 이에 근거한 설교 적용을 지켜본 청중 가운데서는 “설교와 성경 공부를 통해 실현된 하나님 나라를 교인들에게 맛보게 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와 질병과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급한 문제는 그런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 수밖에 없으니, 그들에게 ‘이미와 아직의’ 하나님 나라가 절실하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등 현장 목회자의 경험에서 나온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결국, 이날 본문연구를 맡은 신학자들과 설교적용을 담당한 중견 목회자들은, 청중으로 참가한 개척교회 하는 신참 목회자들로부터 또 다른 깊은 신학적 고민거리들을 도전받았다. 목회 현장의 살아있는 고민이 신학자들에게 생생하게 포착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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