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판정을 받은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퇴출당하고 여기저기에서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실직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실직 당사자와 그 가족이 생활의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정부나 기업은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12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나 기업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리고 총파업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대기업간 빅딜이 추진되고 있으며 정부 조직이나 기업은 조직과 예산에 덮여있는 거품을 제거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금의 조직을 가지고는 IMF를 헤쳐나갈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제 경쟁력에서도 뒤지고 현상유지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기적 사고와 행동으로 인하여 나라가 망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기업이나 공무원 사회의 인원 감축이나 예산 감축은 전체가 살기 위한 불가피한 방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정부와 기업은 조직을 지나치게 비대하게 키워왔으며 예산을 방만하게 편성해 왔다. 자체 유지도 힘든 비대한 공룡의 몸집을 가지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경쟁에서 버텨나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IMF를 불러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이 비대한 몸집과 먹성을 줄이자니 말 그대고 생살을 도려내고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고통이다. 힘이 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살기 위해서는 아픔이 있어도 인내하고 협력해야 하며 고통을 나누어질 줄 알아야 한다. 노동자의 집단 이기주의적 시위나 기업주의 파렴치한 재산 해외도피는 공동체에 불신을 조장하고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간다. 우리 모두를 함께 몰락으로 끌고 가는 개인이나 집단의 행동과 상황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교회 안에도 실직자가 늘어나고 있다. 교회 예산의 긴축 문제도 이제 심도있게 연구하여 축소지향적으로 구조를 조정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또한 과감하고 현실적으로 이를 이행해야 할 때이다. 교회는 사회 밖이 아니라 사회 안에 있다. 교회에서부터 구조조정을 조심스럽게 시행해야 하며 교회의 모든 성원은 이에 순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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