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2만 5000여명 중 기독인 50여명에 그쳐…선교 관심·노력 빈약 일본어 예배 극히 미비, 대책 시급…관광객 대상 선교 등 새 방안 찾아야


서울 하늘 아래 일본인 교회, 카바난트일본인교회(평서노회)가 교회 설립 10주년을 맞아 감사 예배를 드리고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11월 7일 주일 오후 2시 30분 이 교회의 모임에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충신교회(박종순 목사)에서 열린 이날 감사 예배와 기념 세미나에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그리스도인들과 재일 교포 그리스도인들이 참석했다.
기념 세미나에서 김남식 목사는 ‘재한 일본인 선교 연구’를, 그리고 일본 기하기독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오하시 도메기 목사가 ‘재일본 한국인 선교 연구’를 발표했다.
이날 김 목사는 “재한 일본인 상주인구 2만 5000여명 가운데 기독교인은 50여명에 지나지 않고, 그 가운데 20여명은 한국 신학교에 유학을 온 목회자와 그 가족으로 일반 신자는 30여명에 불과하다”며 “재일본 선교사 600여명 가운데 일본인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는 선교사가 극히 적은 상황과 함께 국내 거주하는 일본인에 대한 관심 부족이 이 같은 현실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일본인 복음화에 대한 지속적이고 꾸준한 선교사역과 한국 교회의 책임과 사명 의식을 강조했다.
이날 김남식 목사는 ‘재한 일본인 선교 연구’를 한국과 일본가 교회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역사를 교류사와 관계사로 나누어 제시하고 이어 재한 일본인 선교의 현실을 지적했다. 김 목사의 강연을 줄여 소개한다.

재한 일본인 선교의 현황을 분석하기란 너무나 안타까운 실정이다. 왜냐하면 기독교 문화권이 형성된 한국에서 재한 일본인들은 국외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재한 일본인 선교의 현실을 몇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려고 한다.
2004년 10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수가 어느 정도인 지에 대해서는 정답을 내릴 수 없다. 서울 주재 일본 대사관의 통계에 의하면 2003년 10월 1일 현재 등록된 일본인의 수가 1만 9685명이다.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보면 서울시 7357명, 경기도 3807명, 인천시 651명, 부산시 872명, 기타로 분류된다. 그러니 등록된 약 2만 명 가운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1만 2000명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직업 분포에 대해서는 일본대사관 측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상사 근무, 특파원, 주재원, 일어 강사 등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본다.
재한 일본인들은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데, 서울의 이촌동에 3000여 명이 거주하여 ‘저팬 타운’을 형성하고 있고, 부산의 경우 남천동에 중점적으로 살고 있다. 이것은 동족끼리의 유대감 유지와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한국에서 그들의 존재를 유지하는 방안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교육기관으로는 서울 개포동에 일본인 학교가 있어 소학교와 중학교의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일본의 교육과정에 따른 교육을 하고 있기에 본국의 상급학교 진학도 무난한 형편이다.
그러니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의 수는 등록자와 미등록자를 합하여 약 2만 5000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수가 얼마나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각 교회의 일본어 예배 등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추계해 보면 50명 내외로 볼 수 있다.
1904년에 처음 설립된 한국의 일본인 교회 등은 해방과 함께 문을 닫았고 1960년대의 한일국교 정상화 대까지 공백 상태였다. 그러나 첫 일본인 교회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오늘도 극히 미미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일본인 혹은 일본어 예배는 세 가지 양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일본인 교회, 둘째, 한국의 대형교회에서의 일본어 예배, 셋째, 한국의 대형교회에서 일본어 동시통역 형태이다.
일본인을 위한 독립교회 처음 세워진 것은 1975년에 요시다 고조(吉田耕三) 목사에 의해 세워진 서울일본인교회이다. 이 교회는 영락교회 등에서 지원을 받았고 현재 서울 성수동에 소재하고 있다.
다음으로 세워진 것이 카바난트채플일본인교회로 1994년 11월에 미와 노부오(三輪修男) 목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장로교 보수파의 신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인 이촌동의 충신교회 교육관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는 위의 두 교회가 있고 부산에서는 이시다(井下秀貴) 목사에 의해 2002년부터 남부산교회당을 빌려 일본인 교회가 조직되었다. 남부산교회는 부산에서의 일본인 집단 거주지인 남천동에 있기에 위치적으로는 유리한 입장이다.
한국의 대형 교회에서 일본어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부터이다. 일본인 신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현실은 일본어를 사용하는 또는 배우려는 한국인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일본어 예배가 실시되고 있는 교회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할렐루야교회, 온누리교회, 지구촌교회 등이 있다.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예배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동시통역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적 자원과 물질적 투자가 필요하다.
동시통역은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 교회에서 예배드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주 대상이 된다. 또 그 교회에 출석하는 일본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이다.
동시통역하는 교회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충현교회, 온누리교회, 지구촌교회 등이다.
이러한 세 가지 양태의 예배들이 있지만 여기서 공통적인 문제점은 ‘일본인을 위한 예배’가 아니라 ‘일본어를 사용하거나 배우려는 한국인을 위한 예배’가 되고 있는 일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재한 일본인 선교의 시급한 과제이다.
재한 일본인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는 없으나 일본 선교를 목표로 하고 그 영역 안에 재한 일본인에게도 관심을 가지는 단체로는 일본복음선교회(Japan Evangelical Mission, JEM)가 대표적이다.
이 단체는 1991년에 설립되었는데 한국 교회의 일본 선교를 협력, 지원하고, 일본에 파송된 선교사를 후원하며, 일본 선교를 위한 중보기도운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요 사역은 일본 선교에 관심가진 사람들을 훈련하고, 선교사를 파송하며, 계간지로 ‘미션 저팬’을 발간하고 있다.
이들이 재한 일본인 선교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나 일본 선교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북돋아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복음선교회 외에도 신학대학원 학생들을 중심한 연구 모임이나 기도 모임이 있으나 일본 선교를 목표로 한 것이 재한 일본인 선교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재한 일본인 선교는 암담한 현실이다. 재한 일본인 2만 5000여 명 가운데 50명 내외의 신자라고 하면 일본의 그리스도인이 전인구의 0.25%라는 수치와 비교할 때 0.2%라는 비슷한 수치이다. 그러나 강력한 기독교 문화권인 한국에서는 이 비율이 너무나 미미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여기서 우리들이 시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재한 일본인들에게 문화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이질감, 한국인들의 일본인 배타의식, 일본인들의 동류집단화 등이 연결되어 재한 일본인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향들이 있다.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선교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문화선교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일본선교문화센터’를 세우고 여기서 한글학교, 한국요리강좌, 한국문화교실 등 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하면 믿지 않는 일본인들을 자연스럽게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센터 건립의 기금인데 한국과 일본의 교회들과 독지가들이 힘을 모우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국과 일본은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고 젊은이들 사이에는 ‘한류’와 ‘일류’라는 문화적 모방과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는데, 이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2003년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모두 128만 명이었다. 이들에게 선교적 접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 선교의 방안으로 서울, 부산, 제주를 연결하여 선교축을 형성하고 일본인 선교사들이 일선에서 전도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 수많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몇몇 교회는 일본인 관광객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교회들은 여러 채널을 통하여 교류하고 있다. 주로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고 있으나 이것을 좀 더 확산시켜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 청소년들을 교류함으로써 상호 이해뿐만 아니라 선교의 새로운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교류 선교는 개교회 차원보다 언론기관이나 연합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된다면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재한 일본인 선교는 거의 황무지 상태이며 버려진 실정이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거의 없고, 전적으로 헌신하는 사역자도 드문 형편이다.
이제 아시아와 세계 복음화의 동역자로서의 한일 양국 교회가 복음적 유대를 하여 이른바 ‘기류민’(寄留民)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때에 재한 일본인들은 문화적 완충 지대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여 한국 체류기간이 그들의 생애에서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김남식 목사
〈김남식 목사는 일본 와까야마에서 출생했으며 미국 리폼드신학대학원(선교학 박사)과 남아공 스텔렌보쉬대학교(신학 박사)에서 수학하고, 현재 카바난트일본인교회 당회장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