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부터 시작된 건기는 7개월째 비 한 방울도 내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11월말쯤이면 비가 오기 시작할 것 같은데 저는 이 가뭄이 싫지 않습니다. 드디어 교회를 건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8월 5일에 기초공사를 시작했고 9월 1일 착공예배를 드렸습니다. 현재 벽은 거의 쌓았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교회를 건축하기 위한 첫 시도는 1994년 땅을 계약하고 땅값 일부를 지불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1999년 땅값을 완불하고 2001년에 등기를 마치면서 9년만에 감격스런 착공예배를 드리게 된 것입니다. 땅을 사고 등기를 마치고 건축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이 열악한 나라에서 시행착오 없이 오늘에 이른 것을 생각하면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현재 공사는 청부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제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업자들에게 공사를 맡기면 건축비만 받아 달아나는 경우가 많고 공사를 한다고 해도 싸구려 자재를 쓰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워도 직접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일화로 작년에 건축을 위해 벽돌 50만장을 구웠는데 도둑들이 트럭을 가지고 와서 약 10만장을 훔쳐간 일이 있습니다. 결국 도둑을 잡았지만 경찰은 벽돌을 빨리 써버리는 것이 도둑을 안맞는 길이라며 모두 놓아주더군요.
감사한 것은 교회건축을 시작하면서 일하는 인부들 중에 예수님을 믿기로 작정한 분이 7명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현장 인부들에게 틈틈이 예수님을 소개하고 말라위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받도록 이 교회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말라위 선교 동역자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의 결과입니다.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지붕을 올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002년 11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임광재 지영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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