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사원을 방문할 때에 신발과 양발을 벗을 것을 요구받는다. 스리랑카의 교회를 방문할 때도 신발을 벗고 예배당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거룩한 곳에 나아가기에 맨 발이 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맨발이 된다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에게 자신을 덮어 숨긴 모습으로 나와서는 안된다는 것과 하나님에게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갖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스리랑카 최재영 선교사는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었을 때 완전히 노출된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자신의 현대화되고 잘 보호된 발은 벗은 발로 맨 땅과 뜨거운 모래위를 걸을 때 어려움을 발견한다고 한다.
스리랑카 사람들은 따가운 태양 아래라 할찌라도 종교적인 탑을 방문할 때에 맨발로 걷되 그것도 천천히 걷는다. 그 탑에 이르기 위해 천천히 걷는 시간은 그들에게는 거룩한 시간이다. 한걸음 걷는 행위는 의식적인 천천히 걷는 걸음이며, 이마에 흐르는 땀은 종교적인 땀으로 간주된다. 그러한 고행 끝에 탑 앞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에, 사람들의 마음은 눈 앞에 놓여 있는 탑을 경외의 눈으로 제대로 보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다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리랑카에서 그들의 신성한 종교적 대상물에 이르는 길은 자전거나 자동차로 이를 수 없고 오직 걸음으로서만 가능하다. 거룩한 곳에 이르는 길은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경외와 겸손을 가지고 접근해야만 한다.
최재영 선교사는 스리랑카인들의 사원이나 교회에 대한 맨발의 존경심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문명의 이기인 탈 것을 너무 선호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것을 요청했다. 하나님 앞에 나갈 때 맨발의 심정으로, 또 천천히 걸어가면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진중한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가 반문했다.
한편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선교에도 순례자의 걸음이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계산기로 두드리고 효율성을 따지는 문명의 계산법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걷는다는 것은 묵상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 수 있는 적절한 속도이자 적절한 몸가짐이다. 나는 우리의 종교가 묵상이 결핍된 인간의 양산으로 이끌지 않는가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거룩치 않은 것은 침묵을 깨뜨리면서 뛰거나 자동차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거룩한 것은 천천히 걸어야만 한다.” 최선교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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