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의 우울한 성탄절 준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레바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과거 중동전쟁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더욱이 텔아비브, 그리고 하데라에서 자살 테러가 발생하고, 불법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촌을 세우기 위해 유대인 정착민들이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하며, 이스라엘 군은 자살테러를 지시한 하마스 지도자들을 암살하는 등 서로 끝없는 피의 복수가 거룩한 성지에서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11월 5일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총리는 조기총선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사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확실하게 책임을 지겠다고 하여 당선이 되었고, 또 확실하게 힘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밀어 붙여서 처음에는 대다수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보다 팔레스타인 측의 자살 테러도 심해지고(통계상 일 주일에 한 번꼴) 계속되는 양측의 유혈 충돌로 경제는 곤두박질 치면서 이스라엘 사회도 양분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19개월 간의 샤론 총리의 리쿠드 당과 시몬 페레스의 노동당의 연정이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로써 힘으로 밀어 부치는 정치는 결국에는 모두에게 어려움을 가져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이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도 얼마 남지 않은 성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특히 예수님이 태어나신 베들레헴은 성탄을 이야기할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 순례객으로 북적 되고 도시가 활기가 차 있었는데 지난 2년간 계속된 유혈충돌의 와중에, 이스라엘군의 점령으로 도시의 기반시설들이 거의 파괴되어 도시에는 썰렁함 만이 남았다. 순례객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도시의 경제는 마비 상태이고 실업률이 70%를 넘은 상태에서 젊은이들은 할 일 없이 탄생 광장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등 희망을 잃어버린 도시의 모습 그 자체이다.
로마 교황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있는 성지와 기독교인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다. 아직도 한국 교회나 대처 능력은 거기에 못 미치고 있지만 일년에 한 번, 성탄절만이라도 예수님의 탄생을 노래했던 베들레헴과 여기에 사는 소수의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을 위해 한국 교회가 기도해 주기를 기대한다. 베들레헴=강태윤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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