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위협인 동시에 기회


‘21세기 한국 교회 선교, 얼마나 멀리 뛸 수 있을까?’
‘세계화’를 테마로 8월 5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선교한국 대회에서 내린 결론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선교한국은 세계화의 개념을 규명했다. 결론은 세계화는 위협인 동시에 기회라고 판정을 내렸다. 강사들은 세계화의 특징을 ‘(경제적) 통합’과 ‘민족주의’의 ‘가속화’라고 보았다. 문제는 교회가 빠른 속도로 몰아치는 세계화의 파도를 탈 수 있는 지혜과 체력이 겸비되어 있느냐에 달렸다고 의견을 모았다. 더 중요한 것은 참으로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여기고 순종하는가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둘째, 오늘의 한국 교회가 얼마나 세계화되어 있는지 살펴봤다. 결론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었다. 세계적 조류나 현재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잘 알다시피 오늘날 세계 선교사의 절반 이상이 비서구권 출신이며, 기독교인의 서구 대 비서구 비율도 20:80이다. 한국 교회는 세계 180개국에 1만명의 선교사를 보냈다.
그러나 세계화의 물결을 주도할 역량있는 사역자는 부족하다는 반성을 했다. 더구나 아직 더 오랜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 할 한국선교의 모습이 일부 제국주의적이거나 물량주의적으로 변질되어 있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셋째, 대회는 세계적인 선교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한국 교회가 할 일은 무엇인지 드러내어 함께 기도했다. 그것은 ‘문화 이해’ ‘언어 습득’ ‘겸손’ ‘재배치’ 등의 단어였다. 선택강의에서 IT, 전문인선교, 미디어, 지역별 소개, 사역 전략 등이 다양하게 소개됐지만, 한국 교회가 그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배움의 자세 견지’라는 의식을 공유하게 됐다. 현지인 위에 군림하고 그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현지인과 같이 되어 그들을 얻고자 하는 바울의 모습을 배워야 한다고 자성하며 기도했다.
또 무슬림권이나 동구권 등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기도 꺼려하는 곳, 복음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황무지 같은 곳에 한국인들이 과감히 들어가야 한다는 도전도 나눴다.
선교한국 대회의 진행은 연일 내린 폭우로 차질을 빚기는 했다. 선교단체 홍보 부스 한켠이 바람에 무너져 진열 장소를 옮기는 등 크고 작은 일이 있었다.
비 때문에 수도 시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차량 지연으로 강사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적지 않은 참가비인 10만원을 냈으나 부실해 보이는 식사가 나왔던 것도 가십거리였다. 관례를 깨고 지역교회 수련회 참가자까지 받았는데 예년보다 500여명 이상 참가자 수가 줄어, 혹시 청년대학생의 선교열기가 이미 식어진 징조가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을 낳았다.
그러나 등록의 모든 절차를 인터넷으로 끝낸 점, 영감 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점, 뛰어난 영상물과 볼거리를 제공한 점, 젊은 취향에 맞는 놀이문화를 배열한 점, 무엇보다도 존 머레이 등 영력있는 강사들이 사자후를 토한 것 등은 크고 작은 문제점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특히 주관단체인 죠이선교회 300여명의 운영요원들은 끝까지 겸손한 자세로 봉사해 연합운동의 모범을 보였다. 또 이번에도 수천여명이 헌신했다.
문제는 선교한국에서의 동원보다 청년대학생들이 교회에 돌아가서 계속적인 도전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있다. 선교한국 참가자들은 이제 자신의 삶과 자신이 속한 교회에서 대회에서보다 더 큰 감명과 도전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열방을 향한 복음의 경주자’, 그것은 ‘바로 당신’, 곧 ‘지역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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