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욱섭 목사 (해운대제일교회)

  나는 1998년 4월 29일 39세의 나이로 해운대제일교회에 담임으로 부임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요즈음에 와서야 목회가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 그동안은 진정한 목회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열심을 가지고 달려오기만 했다. 교회의 비전을 세우고, 제자훈련을 시작하고, 구역을 셀로 바꾸고, 연건평 2,500여 평의 교회당을 건축하고, 불가리아와 러시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러시아에 교회당을 건축하고, 불가리아에 신학교를 건축하고, 이를 위하여 여러 번에 걸쳐서 선교지를 다녀오고, 내가 생각해도 정신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음에도 요즈음에 와서야 목회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부터 성도들을 향하여 가슴으로 다가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가슴보다 머리와 손과 발이 앞섰다.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진실한 관심보다는  일에 쫓겨다니는 시간들이 많았다. 때문에 시행착오도 있었고, 새로운 일들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하는 성도들을 보면서도 그들을 보듬지 못했다. 어떤 경우에는 성도들이 삶에 지쳐서 고통하는 것을 보면서도 피상적인 관심만 보이고는 일을 좇아가기도 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서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교인들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기쁘다. 나는 주일에 예배가 끝나면 고통 가운데 있는 성도들을 붙들고 로비에서 교역자들과 함께 기도한다. 부임한 이후에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들의 고통이 어느 때보다 내 마음에 깊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간 선배 목사님들이 볼 때에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나 나 자신은 이제야 진정한 목회자가 되는가 보다. 
  존 맥스웰이 쓴 “리더십의 21가지 법칙”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사람들이 당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사람인가를 알기 전까지는 당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신경 쓰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이끌려면 당신의 머리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을 이끌려면 당신의 가슴을 사용하라” 이 말이 절실하게 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성도들에게 가슴으로 다가가는가? 아니면 옳고 그름의 잣대만을 가지고 머리로 다가가고 있는가? 아니면 헌신하지 못하는 것을 책망하며 손과 발로 다가가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을 영적인 아비라 착각하며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지는 않은가? 아직까지 가슴으로 교인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목회자들과 중직자들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가슴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나의 평생에 열린 가슴으로 성도들을 섬기는 목회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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