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 목사(삼일교회)


성도 중에 지나치게 어둠과 마귀에만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다. 마귀는 분명히 존재한다. 마귀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자신은 마귀의 존재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다. 왜? 마귀와 같은 방향으로 걷기 때문이다. 마귀를 대적하면, 당장 눈 앞에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러나 마귀를 강조하는 것도 정도의 문제이다. 지나치게 마귀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마귀만을 생각하고, 마귀만을 묵상하고, 마귀에게 당한 시험을 나누고, 마귀의 역사를 분석하고, 마귀의 특징만을 연구한다. 이러니까 마귀로 충만해지는 것이다.
성도는 마귀보다는 하나님을 더 많이 묵상해야 한다. 어둠이 아니라 빛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어둠을 이기려고 칼을 휘두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빛이 비춰지면, 어둠은 사라지게 되어있다.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면, 마귀의 역사는 사라지게 된다. 과거에는 청년들의 범죄와 일탈 행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설교하곤 하였다. 그런데 오히려 호기심으로 반응하고,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반대로 남녀의 아름다운 교제, 아름다운 가정에 대한 것을 묘사했다. 아름다움을 보니까, 누추함을 버리게 되었다. 어둠을 비난하기 보다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 마리아가 ‘본 트랩 대령’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천둥 번개가 치는 폭우 쏟아지는 밤, 아이들이 무서워서 마리아 선생님의 방으로 몰려온다. 그때 마리아가 이렇게 말한다. “무섭고 두려울 때를 이기는 법이 무엇인지 아니? 그것은 좋은 일만 생각는 것이야” “수선화, 푸른 초원, 하늘의 별, 장미 꽃잎의 빗방울, 아기 고양의 수염, 자전거와 예쁜 장갑, 잘 포장된 소포 꾸러미... 이런 좋은 것들만 생각하면, 즐거워질 수 있어.”
아이들은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았다. 왜? 기쁘게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기쁜 사람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영적 전쟁이라는 이론이 있다. 성도는 실제로 영적 전쟁을 치루고 있다. 그런데 모든 일들을 모두 영적 전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모든 것이 다 마귀고, 다 귀신이라고 한다. 감기 걸리면 감기 귀신, 젊은이가 이성을 좋아하면, 음란귀신, 좀 졸면 '졸음귀신'이라고 윽박지른다. 이렇게 항상 귀신만 묵상하니까, 귀신이 강하게 역사하는 것이다. 모든 책임을 마귀에게만 전가하지 말라. 마귀가 하지도 않은 일을 마귀에게 돌리니, 마귀가 억울해한다. 게을러서 새벽기도 못나왔으면, 게을렀다고 하라. 불성실해서 리포트 못해 놓아 C학점 받았으면, 공부 더해야겠다고 하라. 자신의 불성실을 마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전가 논리일 뿐이다.
성령을 묵상하라. 성령이 주실 비전과 사역에 집중하라. 그러면 항상 긍정적인 열매를 맺는 빛의 자리로 나가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