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강 목사(중심교회 원로)
서문 강 목사(중심교회 원로)

미국 그레이스 커뮤니티 처치(Grace Community Church)의 설교자 존 맥아더(John MacArthur) 목사는 2018년에 현대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의 영적 상태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책, <복음을 부끄러워함:교회가 세상을 닮아가게 될 때(Ashamed of the Gospel:When the Church Becomes Like the World>를 냈다. 이 책은 1993년에 처음 출간된 책의 증보판이다. 그는 거기서 교회가 ‘구도자를 겨냥하여 교회가 복음의 순전한 교리를 버리고 사람들에게 친화적이려고 오락을 덧입힌 실용주의적 속임수’에 빠져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 귀추로 ‘교회가 패역한 세상에서 사람들을 구원해 내지 못하고 도리어 세상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적극적으로 성경이 말하고 교회사가 증거하는 대로 ‘사도가 증거한 복음과 그 은혜와 진리’로 회귀할 것을 촉구했다.

필자의 보기에, 그의 경고는 1800년 후반에 대설교자 찰스 스펄전(C. H. Spurgeon, 1834~1892) 목사의 예언적 경고가 진실이었음을 실증한 것이다. 19세기 당시 교회의 일각에서 ‘사람들에게 매우 친화적으로’ 보이는 주장이 일었고, 그 논리가 당시 ‘새 시대 교회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스펄전 목사 식으로 순수한 복음 교리만을 사람들에게 제시하면, 사람들이 교회로 들어올 문턱을 너무 높게 만드는 셈이다. 인간의 죄의 실상을 고발함, 하나님의 진노와 지옥, 십자가의 대속의 은혜의 영광과 그 충분성과 완전성, 칭의나 성화와 같은 신학적 용어나 교리들에 사람들이 친밀감을 느낄 리가 없다. 그러니 그런 신학적인 교리나 용어를 피하고 사람들의 수준에서 받아들이기 쉬운 표현으로 복음을 설명할 수 없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 말은 성경을 곧이곧대로 강론하는 것을 배격하는 것이었다.

그때 스펄전 목사는 이렇게 대응했다. “교회가 복음의 순수한 말씀 교리를 사람들에게 도전적으로 들이대지 못하고 사람들의 비위를 상하지 않으려고 부드러운 사탕발림으로 전하면, 그것은 복음의 격을 낮추는(Down-Grade) 유사복음이다. 유사복음으로는 아무도 구원받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50년도 못 돼 교회에 심대한 영적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소위 복음의 격을 중심으로 ‘다운 그레이드 논쟁(Down-Grade Controversy)’이 19세기 후반기의 영국교회를 뜨겁게 달궜다. 그가 그 논쟁의 중심에 서서 자기에게 쏟아지는 맹렬한 공격을 기진하기까지 받아 내던 중 프랑스에서 설교하다가 58세에 죽음을 맞는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가히 ‘복음 방호를 위한 순교자적’ 성격을 가졌다.

정말 그의 말대로 50년이 못 돼 서구교회는 영적으로 무섭게 붕괴됐다. 그 교회가 인본주의적인 합리주의로 성경을 ‘인간 작품’으로 격을 낮추는 자유주의 신학을 이기지 못하고 처참하게 패퇴 당했다. 그것은 그 교회가 무능했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성도들)에게 주신 능력에 대하여 무엇이라 하였는가?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고후 10:4~5)

하나님 없는 세상 사람들이 ‘복음 친화적’이 된 적이 없었고, 도리어 항상 복음을 미워하고 박해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요 15:18) 그러니 ‘사람 친화적인 것’을 앞세우는 순간 교회는 사람의 교회, 그리스도를 미워하고 신적 능력에 대해 문외한적 교회가 된다. 그렇다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세상을 미워하라고 가르치지 않고 “또 이르시되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라고 가르치셨다. 그 복음 안에서 사람들을 구원하시려는 그리스도의 강력한 약속이 그 말씀 속에 있다. “베드로가 이르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행 3:6)

교회사는 복음에 가장 충실하던 시대 교회가 가장 거룩하고 능력 있었음을 확증한다. 그런 교회만 세상의 소금과 빛이었다. 오직 사도의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교회를 당신의 성소로 삼으실 성삼위 하나님을 우리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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