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유러피언 드림>(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몇 선교사님들과 함께 했던 북클럽이 좋았다고 느끼게 해 준 책들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비종교적 시각으로 교회와 신앙을 바라봐야 할 필요를 느끼는 편이라 더 끌렸던 것 같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 온 미래학자로서 저자는, 퇴색해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신랄하게 비평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온기를 기억한다. 동시에, 유러피언 드림에 담긴 더 나은 가치들을 분석하되 잊지 말아야 할 그림자들 혹은 과제들도 예민하게 담는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은 ‘소비와 죽음의 연관성’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소비를 무한 팽창한다. 세계의 죽음을 담보로 세계인구의 5%가 세계 에너지의 1/3이상을 소비하는 동안 광고제작자들은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신성한 구호로 소비에 죽음이 담겼다는 사실을 무마시킨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소비자 선택의 문화는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개인적 책임의식을 광범하게 고양시켰다. 반면 유러피언 드림은 공생을 향한 걸음에서 아메리칸 드림보다는 도덕-실천적으로 더 유리하다.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유럽인들은 이미 생명 본능과 지구의 일체성을 재확립하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사람도 배제되지 않는 세계를 더 현실적으로 꿈꾸면서, 정부의 간섭없이 개인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보다는 정부가 불행한 개인이 없도록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더구나 저자가 말하는, ‘유럽인들의 강력한 냉소주의를 극복하는 건 미국인들의 순진한 낙관주의를 극복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일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나는 솔직함이 좋다. 신랄하게 솔직한데 근거가 선명해 설득이 되는 솔직함이다. 이 책이 그랬다. 이미 그려진 전제 위에서 세상을 보기 쉬운 목회자로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전할수록 나만큼 정당하게 말씀을 헤아리는 자는 없을 것 처럼 착각하는 위험에 늘 노출되는 목회자로서, 바깥 시선으로 우리 자신을 들여다 보게 하는 이런 예리한 책들이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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