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영 기자
조준영 기자

얼마 전 소천한 고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주일성수를 위해 애쓴 이야기며, 신앙의 자유를 찾아 혈혈단신 월남한 이야기며, 한국복음주의협의회를 통해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의 벽을 뛰어넘은 이야기며, 많은 삶의 과정들이 교훈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고인은 평소 ‘마지막 날까지 말씀을 전하다 죽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고, 2008년 은퇴 후에도 실제 그런 삶을 살았다. 농어촌의 작은 교회들을 찾아 고단한 가운데도 목회에 힘쓰는 사역자들을 격려하고, 성도들에게 말씀을 전했다. 소천하신 날도 자동차를 몰아 춘천의 한 교회에 설교하러 가던 날이었다. 교단은 다르지만 고인은 한국교회의 귀한 스승이었다.

고인은 평소 준비한 설교를 강변교회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는데, 그중 3월 5일 대흥교회 주일예배 설교 제목은 ‘복음주의 신앙의 약함과 착함과 주변성의 아름다운 삶’이었다. 짐작할 수 있듯 고인은 한국교회가 너무 커지고 강해져 복음의 능력을 상실했다고 슬퍼하며, 예수님처럼, 초대교회처럼, 사도 바울처럼 약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착한 행실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바른 자질이며,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자기중심이나 자기집중이 아니라 주변 지향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과 권세, 명예는 한국교회에 유혹을 넘어, 많은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돼 버렸다. 일반 성도뿐 아니라 사역자들도 유혹에 넘어가기 십상이다. 교회 내 다툼과 갈등의 밑바닥에는 맘몬이 웅크리고 있을 때가 많다.

108회기 교단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목양아카데미-목회자 영성 회복 캠프’가 4일 시작됐다. 2박 3일 일정을 통해 참석자들의 필요를 채우고, 참석자들을 말씀으로 깨울 예정이다. 주옥같은 강의와 더불어 그리스도인의 ‘약함’과 ‘착함’을 일깨우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교회여 일어나라’ 구호는 예수 그리스도의 ‘약함’과 ‘착함’에서 출발할 때 능력이 있다. 기독교의 놀라운 역설을 다시금 체득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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