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나가사키라고 하면 짬뽕을 떠올리지만 ‘카스텔라’는 잘 알지 못한다. 포르투갈 선교사가 일본에 전해준 카스텔라가 일본의 유명상품이 됐다. 나가사키 카스텔라의 역사는 16세기 서양 상인들이 나가사키 항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상인과 함께 발을 디딘 포르투갈의 예수회 소속 선교사에 의해 카스텔라가 전해진 것이다. 카스텔라를 설탕물에 튀긴 카스도스는 오랜 기간 보존이 가능해서 긴 시간 항해해야 했던 선원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이 카스도스 역시 규슈지역의 특산물이 됐다. 카스텔라라는 이름은 스페인의 카스티야(Castilla) 지역명에서 유래됐다. 포르투갈이 전해준 카스텔라, 그런데 이제는 일본이 카스텔라 매장을 포르투갈에 낼 정도가 된 것이다.

일본은 서구에서 온 카스텔라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마치 카스텔라의 원산지인 것처럼 알려졌다. 누구든 남의 것도 잘 발전시키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1866년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 그 후 1885년에 언더우드 등 선교사가 들어오면서 기독교는 오래 지나지 않아 흥왕했다. 일본의 카스텔라가 그러했듯, 서양 선교사들이 전해준 기독교는 한국이 종주국이 될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 1~2위를 다툰다. 인구수로 보면 우리가 세계 1위이다. 이것은 먹는 카스텔라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온 세상에 생명의 빵을 나눠주는 이 귀한 사역에서 우리가 최고가 된 것이다. 일본 이야기를 다시 하면, 복음 전래와 순교자의 희생도 일본이 먼저다. 그런데도 일본의 기독교 인구는 1%에 불과하고 우리나라는 15% 이상이다.

카스텔라는 따라올 수 없이 귀한 생명의 빵을 온 세상에 나눠주는 한국교회는 최고의 복을 받은 것이다. 땅의 양식이 아닌 하늘의 빵을 나눠 온 세상을 복음으로 비추려는 우리나라는 비록 일본에 비해 뒤진 것이 많아도, 가장 소중한 게 앞서지 않는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겪은 고통과 아픔을 잊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그런 일본에도 복음이라는 빵을 전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니 우린 어딜 가든지 가슴을 활짝 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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