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 소장)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혜성/북오븐)

“착하게만 살면 되지 꼭 예수 믿어야 하나?” “하나님만 잘 믿으면 되지 꼭 교회 나가야 돼?” 요즘 비신자나 신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놓고 곧잘 던지는 질문들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예배가 일상화되면서 후자의 질문은 더 흔해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탈교회인 8명을 인터뷰한 책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혜성, 북오븐)은 교회에 회의적인 요즘 기독교인들의 속내를 속속들이 잘 보여준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죄책감을 주는 교회가 싫고 ‘왜?’라는 질문이 차단된 분위기가 싫어서, 목회와 생업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 교회를 떠나거나 무신론자가 된 이들의 육성이 가감없이 소개된다. 그 과정에서 한국 개신교의 위선과 부도덕성, 권위주의적인 불통과 비합리성, 획일성과 반지성주의, 대화를 통한 신학의 성숙과 발전에 소극적인 경직된 교리주의, 세상 속에 파고들지 못한 채 성속 이원론에 안주하는 듯한 근본주의 신앙의 한계 등이 교회 이탈 현상의 주된 원인들로 드러난다. “내가 하나님을 믿지만 교회 안에는 길이 없다.”(85쪽)

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 소장)
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 소장)

그러나 이 책 곳곳에는 교회를 떠나 있다 보면 신앙이 제자리에 그대로 머물지 않고 차츰 기독교 진리나 신앙 자체에 대한 회의로까지 빠져들게 된다는 일정한 ‘수순’이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런 만큼 구원의 전체 여정에서 칭의 못지않게 성화의 과정도 중요하다는 가르침이 약화되면 교회 공동체 참여의식도 약화된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 번 믿기만 하면 영원한 구원’이란 가르침이 의외로 믿음 이후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잘 양육받고 지속적으로 자라가야 하는 전인적인 신앙의 중요성이 경시되는 풍조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오랫동안 기독교 신앙의 주조를 형성해온 개신교 교리주의의 허점을 보완하려는 신학적 노력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교회 갱신의 요구에 적실하게 응답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교회 이탈은 몇몇 개인에게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탈교회 현상’이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가속화될”(7쪽)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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