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빈 목사(그루터기교회)

안성빈 목사(그루터기교회)
안성빈 목사(그루터기교회)

나는 평일에 장애인 단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이중직 목사이다. 우리 장애인 단체에서 항상 주장하는 것이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장애인은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주거나 불쌍히 바라볼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이 받는 모든 복지 서비스는 장애인이 누려야 할 당당한 권리다.

벌써 30년 넘은 것 같은데, 소위 대형교회에서 장애인 대상으로 한 부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후 우후죽순 격으로 중형교회까지 장애인 부서가 많이 생겼다. 장애인 사역에 경험이 많은 사역자를 특별히 배치하고 그들만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름 반응도 좋다.

대형교회 장애인 부서에 다니다가 우리교회로 나오시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이 전에 다녔던 장애인 부서에 대해 말하는 아쉬운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장애인 성도들과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만 따로 모여 예배드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장애인들만 예배 드리는 것을 그들이 편하게 여길 거라 여기며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가 있는데 이것은 큰 오해다. 장애인은 어디에서나 차별받거나 배제돼서는 안 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공간에서 함께 예배 드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발달, 자폐장애 등 다른 비장애인 성도들의 예배에 방해를 줄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분리하지 않고 한 공간에서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장애인 성도를 장로와 권사 등 임직에서 제외시키는 곳이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주요 직분을 맡을 수 없다는 것은 사회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차별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 성도도 주요 직분을 맡을 만한 신앙생활과 교회의 봉사를 하고 있다면 마땅히 직분을 받고 교회를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도울 대상으로 장애인 성도를 볼 것이 아니라 저들도 비장애인 성도들과 다를 것 없는 한 명의 성도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복음서를 보면 유난히 예수님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저들의 병을 고쳐 주시기도 하고 저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다. 장애인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채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저들을 당당한 성도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야 한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장애인들만 한곳에 모아놓고 예배를 드리게 하셨을까? 장애인들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고 몸도 불편하니까 배려하는 양 교회의 주요 직분에서 배제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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