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정적이라 불리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 일부 언론과 정부는 그의 소식을 잠재우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제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2017년 미상의 가해자에게 녹색 액체를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됐고, 2020년에는 독극물 테러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생사가 오가는 고난을 겪었다.

2020년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후 그곳에서 스스로 살 기회를 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당시 그가 내뱉은 말은 기자의 머릿속에 아직도 선명하다. “돌아갈지 말지라는 질문은 내게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결코 조국을 떠난 적이 없다.”

그는 러시아에 돌아가기 전 푸틴의 초호화 저택 등을 내부고발해 그의 치부를 드러냈다. 그 후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에 의해 교도소 신세를 면치 못했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됐다. 그가 조국을 향해 보여준 진실 어린 사랑과 실천을 투영해 우리는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나발니와 같은 사람이 있는지.

나의 좁은 시야로 바라본 한국교회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보인다. 일부 언론은 한쪽 편에 치우쳐 기사를 적는가 하면, 교계 단체는 사회를 향해 자정을 요구하지만 정작 그 자정이 본인들에게 요구될 때는 크리스천으로서 관용과 용서를 구한다. 이때 몇몇 사람들은 “우리는 사회와 달라야 한다.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서 잘못을 품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자는 2018년 당시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이 평가한 대선 지지도에 기록된 수치에 빗대어 질문하고 싶다.

나발니는 지난 2018년 대선에 도전한 적이 있다. 당시 푸틴의 가장 유력한 도전자라고 평가받던 그였지만 러시아 공식 여론조사 기관은 그의 지지율 평가를 1%라고 보도했다. 이후로 그는 여러 정황을 핑계 삼아 정부로부터 대선출마금지 처분까지 당했다.

본론으로 돌아와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과연 1%의 사람이 되려 하는가. 아니면 그 1%를 그림자에 숨어 덮어버리는 사람 중 한 명이 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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