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류는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는 창조질서의 위기라고 볼 수 있겠다. 지금의 기후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냐고 물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교회들이 하나님의 권위를 나타낸다는 이유로 거대한 예배당을 지어 올리고, 그곳을 화려한 조명으로 밝히고, 여름이면 차가운 바람을 겨울이면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모임이 있을 때마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들을 소비하기에 망설임이 없다.

그래도 최근 기후위기를 타개하는 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데 동의한 교회들이 ‘녹색교회’ 또는 ‘탄소제로’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사소하게는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교회 전기 사용을 줄이고, 잔반을 남기지 않고, 재생용지 사용, 친환경 물품을 구매하고 가급한 소비를 줄이는 일부터, 나아가 사막화를 막기 위한 나무심기, 텃밭 가꾸기, 다음세대에 친환경 교육, 지자체와 정부를 향한 정치 활동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의 청지기로서 실천해야 할 과제들이다.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동참하자.

이토록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소식은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 총회기후환경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서울특별시 기후환경본부 환경정책과와 ‘기후환경협약식’을 체결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천문화 확산에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오정호 총회장과 위원장 정영교 목사를 비롯한 위원들은 창조세계의 보전과 회복이 총체적인 구원의 문제라는 데 동의했다. 그리고 교단 차원에서 각 교회에 탄소중립 운동을 전개하고, 개혁주의 신학적 차원에서 환경 교육 실시 등에 앞장설 계획이다.

다음세대를 위해 신앙 교육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들에게 하나님이 창조한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는 일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교단 산하 교회와 교인 전체가 인지하고 환경보전에 힘쓰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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