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수익금으로 차상위계층 지원
독거 어르신 돌봄 사업도 진행

세계로교회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는 지역교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은석 담임목사(가운데)가 지난해 12월 블레싱데이를 맞아 중랑푸드마켓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세계로교회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는 지역교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은석 담임목사(가운데)가 지난해 12월 블레싱데이를 맞아 중랑푸드마켓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 면목동 세계로교회(정은석 목사)의 겨울은 추위를 거스른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건네는 사랑의 손길이 워낙 따뜻하기 때문이다.

세계로교회가 위치한 중랑구 면목동은 주간에는 노년층이 주로 활동하고, 야간에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주거하는 베드타운 동네다. 그러다보니 교회 주변에도 대형마트나 상가보다는 전통시장과 밤거리를 밝히는 술집들이 즐비하다. 2020년 부임한 정은석 목사는 교회가 어두운 지역을 밝히고, 이웃들에게 소망을 주는 공동체가 될 것을 소망하며, 성도들과 함께 다양한 사역에 나섰다.

그중 하나가 지역 사회를 섬기는 ‘카페 이너프’다. 교회당 앞에 위치한 카페 이너프는 성도들이 저렴하게 이용하도록 만든 가게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주변 회사원들이 주 타깃이다. 교회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기에 임대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최상급의 원두를 사용하는 등 원재료 값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2023년에는 월 매출이 1000만원을 돌파했는데, 세계로교회는 근로하는 청년들의 임금과 원자재 값을 제외한 수익 일체를 지역 내 차상위계층을 위해 사용했다. 

정은석 목사는 “면목동에는 극빈자는 아니지만 국가적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 청소년들이 많다. 중랑구에서 운영하는 푸드마켓과 MOU를 맺어 그들을 섬기고 있다”며 “또 작년에는 ‘요셉의 창고’라는 기부 프로그램을 출범해 카페 이용자들이 지역을 위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사역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독거 어르신 돌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의 사회복지 정책으로는 독거 어르신들의 모든 필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회 내에 ‘선한 사마리아 봉사단’을 창단해 독거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정 목사는 “누군가 하겠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를 도운 사마리아인과 같이 우리의 이웃들을 섬기길 소망한다”며 “앞으로 80다락방이 80명의 독거 어르신들 섬기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선한 사마리아 봉사단 사역을 점차 확대하고 지역의 필요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세계로교회의 지역 섬김은 장년들만 앞장서는 것이 아니다. 이너프 공동체(청년부)는 매년 겨울 ‘별빛온기나눔’이라는 이름의 지역 섬김 사역을 펼치고 있다. 2022년에는 신설동 지역 극빈층에 연탄을 후원했고, 2023년에는 서울역에서 거주 중이지만 자활을 꿈꾸는 노숙인들에게 방한용품을 지원하는 사역을 기획하고 성도들과 협력해 감당했다. 올해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협력해 플리마켓인 ‘랑랑마켓’(중랑사랑마켓)을 시작했다. 매달 한 번씩 진행되는 랑랑마켓은 교회 인근 25개 업체 사장들이 함께 동참해 수익금 중 일부를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환자들에게 지원한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세계로교회의 이웃 구제는 교회 부흥으로도 연결됐다. 2020년 정은석 목사 부임 후 매년 약 150명의 새가족이 등록했는데, 그중 대다수는 면목동이 아닌 외부 지역 주민들이다. 청년부 역시 3년 전 20∼30명에서 현재 120명 가량으로 크게 성장했다.

정은석 목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사명은 지역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도하며 이웃에게 알맞은 맞춤형 섬김을 펼쳐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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