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부터 이어진 이단과의 싸움
이단 대응하며 신앙정립한 정통교회
교회분열과 사회혼란 할 때 이단기승
2세대이단 시대변화 속 온라인 진출
“신앙본질 회복, 교회다움 회복 중요”

총회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이하 이대위)는 1월 29~30일 전체 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역사신학자 안인섭 교수(총신대)와 현장에서 이단대응 및 상담사역을 펼치는 신현욱(구리이단상담소장) 강신유(광주이단상담소장) 목사가 워크숍 강사로 나섰다. 안 교수는 ‘교회사에 나타난 이단의 역사’란 주제로, 초대교회 이후 교회사 속에 나타난 주요 이단들을 정리하고 잘못된 교리를 분석했다. 신 목사와 강 목사는 신천지를 중심으로 현재 이단의 상황과 교회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대위 워크숍 강의는 단순히 이단의 속성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것에 멈추지 않았다. 강사들은 교회가 2000년의 역사 속에서 핍박하는 외부에 대응했고, 진리에서 벗어난 내부 세력과도 치열하게 싸우며 신앙을 지키고 발전시켰음을 강조했다. 강의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서 싣는다.<편집자 주>

이단 맞서며 신앙 정립한 교회

이단(heresy)은 헬라어 하이레시스(hairesis)에서 나온 단어로서 역사적 기독교의 정통 교리에서 이탈한 집단을 말한다. 초대교회 이후부터 교회는 지속적으로 이단에 맞서야 했다. 중요한 점은 이단에 맞서 진리와 교회를 지키는 과정에서 정통 신학을 더욱 확고하게 정립했다는 점이다. 

초대교회 대표적인 이단인 영지주의(Gnosticism) 대응 사례에서 이 모습이 잘 드러난다. 영지주의는 교회의 성경적인 신앙을 저급한 것으로 여겼다. 오직 자신들만 영적인 지식을 갖고 있기에 구원받는다고 주장했다. 영지주의자들은 영혼과 육체를 대립하는 이분법적 신앙관을 갖고 영적인 세계만 참되다고 주장했다. 이런 영지주의에 맞서 교회는 가장 중요한 신앙의 원칙을 이때 정립했다. 바로 사도신경(Apostles’ Creed)이다. 교회는 사도신경을 통해 창조와 성육신과 부활의 교리를 확립했다.

초대교회 당시 아타나시우스와 아리우스 논쟁을 빼놓을 수 없다. 아리우스파(Arianism)는 성자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을 부정했다. 그리스도를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존재(피조물)로 여기는 아리우스파에 맞서 교회는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했다. 마르시온주의(Marcionism)도 마찬가지다. 마르시온주의는 구약을 배격하고 자신들만의 정경을 만들었다. 누가복음과 바울서신 10권만 정경이라고 했다. 교회는 마르시온주의와 응전하며 오늘의 신구약 성경을 지켜냈다. 종교개혁시대에 성경을 뛰어넘어 직접 계시를 주장했던 급진 재세례파 열광주의(Spiritualists)가 확산했다. 누구보다 종교개혁자 칼빈이 진리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웠다.

결국 오류 답습하는 이단들

초대교회를 중심으로 주요 이단들만 살펴봐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초대교회 이단들의 잘못된 신앙관이 오늘 한국에서도 답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사도신경이 잘못됐다며 예배드릴 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성경 말씀을 자기 뜻에 맞게 취사선택하고 성경 외에 다른 정경을 만든다.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구원을 이루지 못했다며 자신이 메시야라고 외친다. 오늘 이단이 미혹하는 방법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00년 교회사에서 나타난 이단들을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이단들의 잘못된 신앙은 크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성경에 대한 오류를 가진 이단이다. 영지주의와 마르시온주의를 비롯해 몰몬교, 여호와의증인, 전도관(박태선), 통일교 등이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가감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두 번째는 삼위일체 신앙에 대한 오류로, 아리우스파가 여기에 해당한다. 칼빈은 기독교강요(1.13.5.)에서 ‘성부 성자 성령은 한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성자는 성부가 아니고, 성령도 성자가 아니시며, 각각 고유한 존재(peculiar subsistence)를 지니신다’고 명확히 가르쳤다. 

세 번째는 기독론적 오류, 곧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오류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거부하거나, 반대로 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신성과 인성의 위격적 결합에 오류가 있는 이단들이 해당된다. 

네 번째는 성령론적 오류로서, 극단적인 영적 경험을 강조하는 경향을 가진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는 죄가 없어졌기에 육체의 정욕을 억제할 필요가 없고 영적인 인도를 따르면 된다는 주장 역시 잘못된 성령론에서 비롯된 이단이다.

왜 이단은 생멸하며 계속 되나

기억해야 할 점은 이단들이 어느 한 가지 오류만 가진, 단순한 신앙체계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단들도 2000년 역사 속에서 이름을 바꿔가며 생멸을 거듭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신들의 잘못된 신앙체계를 공고히 했고,  미혹하는 방법들도 발전시켰다. 과거와 다른 체계로 무장한 이단들이 나타났을 때, 교회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이단들은 성장하고 또 발전한다.

교회사에서 이단이 크게 발흥한 시대를 보면, 교회와 사회가 혼란했던 때와 겹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단은 잘못된 신앙을 갖게 된 종교적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정통 교회가 본질을 잃고 이단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크게 혼란할 때 이단의 세력은 크게 확장한다.

미국에서 이단이 급격히 발생한 19세기는 경제불황에 이어 서부지역 금광개발, 남북전쟁 등 큰 혼란기였다. 또한 이때 교회들은 성령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한편, 극심한 분열이 일어났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이단인 여호와의증인, 안식교, 몰몬교 등이 이때 나타났다. 

한국 역시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한국전쟁 시기에 통일교, 전도관 등이 발흥했다. 어둡고 혼란한 시대에 바른 신앙에서 벗어나 신비적이고 주관적인 체험적 신앙이 힘을 얻으면,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리고 분쟁과 분열에 빠져 세속화와 영적타락에 놓이면, 이단은 창궐한다.

온라인 진출하는 ‘2세대 이단’

오늘 교회와 사회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이단들은 어떤가. ‘2세대 이단들’(Second Generation)로 불리는 이들도 역사 속의 이단들을 답습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과거 이단들의 신앙체계를 다듬고 새로운 포교전략으로 무장했다. 안식교에서 파생한 하나님의교회, 통일교(문선명)에서 나온 JMS(정명석), 장막성전(유재열)에서 나와 통일교까지 벤치마킹하는 신천지(이만희)가 한국의 2세대 이단에 속한다.

이중 신천지는 교회와 사회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이단이다. 신천지는 2019년 11월 신도수 30만명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일으키며 교회를 넘어 일반 시민들까지 경계하고 있다.

이단대응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천지가 실제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집합금지 조치로 결속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신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신천지 실체를 접할 기회가 늘어났다. 신천지는 온라인 접속까지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했지만,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막지 못했다. 교주 이만희가 재판을 받는 상황 속에서, 조직 내에 권력 암투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가르쳤던 교리를 수정하고 변개하고, 이런저런 명목으로 무리하게 헌금을 강제하며, 이탈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한때 신천지는 자신감에 넘쳐 모략전도를 하지 않고 ‘오픈전도’로 전환했다. 상황이 좋지 않자 다시 추수꾼 산옮기기 위장교회 등 과거의 거짓 포교를 펼치고 있다. 

대통령선거에서 적극 개입한 전력을 따라 오는 4월 총선에서도 영향력을 갖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전국에 대형 예배처소를 마련하고 공식적인 종교시설로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각종 SNS를 비롯해 유튜브 챗GPT 등 온라인을 통한 미혹과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건강한 교회와 사회가 이단대응

이단전문가들은 신천지를 비롯한 ‘2세대 이단’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성경적인 신앙과 정통 교리를 바로 세우고, 신비적이고 주관적 신앙을 경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교회사에 나타난 이단의 역사를 배우고 오늘의 이단을 경계하는 교육이 일어나야 한다.

두 번째로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기복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중심의 교회, 사랑의 공동체를 세워가야 한다. 그럴 때 이단에서 탈퇴하는 이들을 품을 수 있다. 회심하기 위해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이단 탈퇴자들을 지역 이단상담소와 연계해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사역을 펼쳐야 한다.

세 번째로 사회를 건강하게 일궈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신천지의 경우, 미혹되는 신자의 80~90%가 비기독교인이다. 교회의 울타를 넘어 지역 단체들과 연합해 신천지의 위험성을 알리는 사역을 펼쳐야 한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을 이용하는 이단의 세력에 맞서 화평의 역할을 감당하고, 사회적 양극화에 맞서 사랑과 돌봄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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