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설 목사(서울동산고 교목, 총회교목회 회장)
노만설 목사(서울동산고 교목, 총회교목회 회장)

우리 학교의 체육대회 날이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는데 방송실에서 배경음악을 틀어주었다. 가요와 가스펠이 번갈아 한 곡씩 나왔다. 가스펠을 틀었더니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주 날 구원했으니... 나 기쁨의 춤추리 내 모든 삶 주 안에 있네~”라며 율동과 함께 떼창을 불렀다. 그런데 그중 80%는 비기독교인이고, 기독교인 20% 중에도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학생은 더 적다. 우리는 그런 학생들과 매주 예배를 드리며 복음을 전하고 비전을 공유한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연중 여러 가지 기독교 신앙 행사를 진행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각 학급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씩 종교수업을 통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에 대해 가르친다. 가스펠 떼창은 그 결과물이다. 이런 엄청난 복음전파의 기회가 어디에 있으며, 이런 훌륭한 하나님 나라 확장의 기회가 어디에 있을까? 게다가 대상이 그 어렵다는 청소년들이다. 그때 나는 느꼈다. ‘아!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이거구나, 내가 감당하는 교목사역이 이렇게 큰 의미가 있구나!’라는 것을.

기독교 학교 교목(이하 종교교사 포함)들이 하는 일은 정기적인 교직원예배, 매일 아침 경건방송, 매주 전교생 채플, 입학예배, 졸업예배, 헌신예배, 부활절 및 추수감사절 예배 및 관련 행사, 신입생 신앙강좌, 학급별 찬양대회, 성경퀴즈대회, 성경암송대회, 기독교극단 초청 뮤지컬공연, CCM가수 초청공연, 명사특강, 교사와 학생의 신앙 상담 및 일반 상담, 모든 행사의 시작기도, 기독동아리 운영, 학부모기도회, 선교봉사활동, 자녀양육 아카데미, 선교 바자회, 해외단기선교, 지역기독교 연합집회, 지역교회와 네트워크 형성 등등의 크고 작은 수많은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총신대 기독교교육과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교생실습을 비롯해 사역현장으로의 연결도 돕고 있다.

이런 모든 교목 활동들을 각 학교 상황에 따라서 어떤 학교는 교목 혼자서 감당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복수의 교목과 소수의 일반교사가 함께 감당하기도 한다. 총회교목회는 이런 교목사역들을 함께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고, 격려하고, 때로는 서로가 사역지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를 위해 겨울과 여름에 전체교목수련회를 진행하고, 연중 모임은 총회교목회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기에 지역별로(서울·경기북부지역, 경기남부·충청지역, 경상지역, 전라지역) 모임을 따로 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근래에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다수 세워져서 함께 교류하고 있는데, 일반학교와 다르게 비교적 자유로운 교육과정의 운영으로 훌륭한 신앙교육을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대안학교 나름의 또 다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타 교단과 달리 본 교단 소속 기독교 학교들이 상당히 적기에, 교목들이 교단 소속과 상관이 없는 기독교 학교에 개별적으로 지원하여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교목들이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간제로 근무하는 경우엔 언제 사역을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 또한, 학교 내부사정이나 교육과정의 변화로 교목의 자리가 없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기독교 학교에서의 신앙교육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교목회는 크게 세 그룹으로 형성되어 있다. 통합교목회(60%), 감리교교목회(23%), 그리고 나머지가 연합교목회이다. 우리는 연합교목회에 소속되어 있고, 최근 본교단 회원이 점차 늘어나 독립적으로 ‘총회교목회’란 이름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90% 이상을 차지하는 타 교단의 교목회는 교단 차원에서 학원선교후원회 등의 상설기관이 개설되어 재정 등의 여러 가지 후원을 받고 있다. 우리 총회교목회는 과거 국내전도부, 학원선교위원회 등을 거쳐 현재 학생지도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감사하게도 총회 교육전도국장과 학지부 임원들이 겨울과 여름의 교목수련회에 함께 참석해서 말씀과 격려도 해 주시고 연중 학교방문도 하시고 재정적 지원도 해 주신다. 하지만 교목회가 총회조직에 확실히 소속되어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이에 본 총회교목회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교단 내에서의 교목들의 신분 문제이다. 교목들은 출석교회에서 봉사하며 부목사 아닌 부목사의 신분을 유지하기도 하고, 친분 있는 목사님을 찾아가 행정상 부목사로 올려달라고 청탁하기도 하며 노회 무임목사로 오랫동안 지내고 있기도 하다. 바라건대, 교목들의 신분이 노회에서 기관목사나 교육목사로 세워지길 원한다. 둘째는 총회에서 유사한 조직인 군목부나 경목부처럼 ‘교목부’가 조직되기를 원한다. 그래야 총회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협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세 번째는 총회와 전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이다. 이런 적극적 지원을 통해 세속 문화가 세상을 지배하고 기독교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기독교학교의 교목 사역을 통해 이 나라의 청소년들이 반기독교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기독교에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고 하나님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쓸 수 있다. 이 일에 가장 앞장서는 자가 바로 ‘학원선교사’인 우리 교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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