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학교’,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 운영
발달장애인 재활사업 ‘굿윌스토아’ 확산
교단 차원 장애인 전담부서 설치 바라

“가장 약한 자 섬기는 장애인 사역을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밀알복지재단에서 언제부터 사역하셨습니까?

=밀알복지재단은 1993년 7월에 설립했으니 30년이 조금 지났네요. 설립 주체가 한국밀알선교단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한국밀알선교단장으로 사역하고 있었어요. 한국밀알선교단에서 약 10년 정도 사역을 할 즈음에 장애인선교는 복지프로그램을 통한 선교라는 확신이 들어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려고 했어요. 법인설립모금 운동이 쉽지 않았으나 미국에 계셨던 민병완 목사님과 안성의 윤영곤 의사님이 빌딩과 토지를 기부해 주셔서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가 장애인 사역에 대한 교단적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밀알복지재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밀알선교단부터 활동해 40여 년간 장애인사역에 몸담았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가 장애인 사역에 대한 교단적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밀알복지재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밀알선교단부터 활동해 40여 년간 장애인사역에 몸담았다. 

▲밀알복지재단을 개괄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밀알복지재단은 장애인복지 전문기관이에요. ‘생애주기별 장애통합 자립복지 글로컬 모델 구현’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영유아기의 장애통합어린이집과 장애전문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학령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밀알학교가 있고, 졸업 후의 진로를 위해 다양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마련했어요. 이외에도 장애인복지관, 거주시설, 주간보호센터, 활동지원센터, 평생교육센터 등 다양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전체 55개 시설이 된답니다.

또한 다양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어요. 예체능 관련 지원, 의료비‧생계비‧재활비 등도 지원하고 있어요. 해외에서도 11개 국가 13개 사업장에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직원은 약 2500여 명이고, 연간예산은 2000억 원 정도 사용하는 대형복지재단입니다. 

▲‘굿윌스토어’의 설립 목적 및 현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재단의 대표사업 1번이 굿윌스토어입니다.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사업인데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부받아 상품화하는 과정(수거-분류-전시-판매)에서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굿윌스토어는 1902년 미국 보스턴에서 에드가 헬름즈 감리교 목사에 의해 시작됐는데요. 현재 미국은 전국에 약 3000여 개의 매장이 있고 그곳에 고용된 인원이 수십만에 이르는 대기업입니다. 

우리 법인에서 미국 굿윌스토어를 벤치마킹해 2011년 1호점을 시작했는데요. 속된 말로 대박을 터트렸어요. 이후 점포가 조금씩 증가하여 2023년 12월 말 현재 26호점에 장애인만 360명을 고용해서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놀라운 것은 우리 발달장애인들이 일을 하면서 일의 힘을 통해 사회성이 좋아지고 자존감이 올라가며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있어요.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몰라요. 부모들이 좋아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어요.

이렇게 좋은 일에 한국교회 특히 우리 합동교단이 앞장서서 물건모집에 협력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모집해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환경운동, 나눔운동, 검소운동이 되는 좋은 사업입니다. 합동교단과 굿윌주일 지키기 공동캠페인을 전개하고 싶습니다. 굿윌주일은 굿윌을 알리고 물건을 모집하는 주일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의 활동 가운데 ‘밀알학교’ 설립 목적 및 현황, 사회적 기여도를 소개해 주십시오.

=밀알학교는 자폐성 장애 아이들의 특수학교입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와 2년 전공 과정까지 있어요. 현재 학생은 200명 정도입니다. 밀알학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유명한 학교입니다. 아마도 특수학교 건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생각해요. 약 6600평 정도 되거든요. 상당히 쾌적하지요. 특별실도 많아요. 다양한 교실을 비롯해 음악당, 체육관, 미술실, 강당도 있거든요. 건축도 잘해서 건축 대상을 받았고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건물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교직원들도 잘 가르치고 훌륭해요.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 운영상황과 시청각장애인지원법의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밀알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사각지대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는 많은 장애인복지시설이 있지만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은 전무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어렵고 힘든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돼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복지수준이 낙후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 추정인구가 약 1만명 정도에요.

시청각장애인은 시각과 청각의 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중복장애인으로 이해를 하는데요. 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과는 전혀 다른 별도의 장애인입니다. ‘차지 신드롬’ 같은 태어날 때부터 염색체 이상으로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지만 시각장애인이 중도에 청각장애를 입은 사람, 청각장애인이 중도에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특징이 달라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가 청각장애를 입은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점자를 알고 있기 때문에 한소네 같은 점자정보단말기를 사용해 세상과 소통이 가능해요. 선천성 시청각장애인과 청각기반 시청각장애인도 점자정보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굉장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시청각장애인지원법을 제정해 달라고 수차례 토론회도 하고 서명도 하고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설득을 했는데요. 아쉽게도 장애인복지법 안에 관련 항목을 넣는 정도로 끝나고 말았어요.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단독법이 제정될 때까지 계속 입법청원을 하려고 합니다. 법이 제정돼야 비로써 복지 대책이 세워지고 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거든요.

▲밀알복지재단을 통한 전도나 기독교적 가치확산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장애인선교는 복지프로그램을 통한 선교라는 말이 있는데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우리 밀알학교는 사립학교이지만 정부예산으로 운영하면서도 미션스쿨이기 때문에 예배도 드리고 기도도 하고 있어요. 학부모들에게도 교회를 소개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정부 위탁사업의 경우에는 한계가 있어요. 법적으로 전도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거든요. 하지만 영적 재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국가와 대상자에게 손해라고 생각해요. 마치 군인들에게 정신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1인 1교 믿기 전군 신자화 운동을 펼친 것처럼 우리 장애인들도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아요.

예컨대 복지가 아무리 잘 돼 있어도 복음을 모르면 기쁨과 감사가 부족하거든요. 하지만 복지가 부족하더라도 신앙이 좋은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어요. 노인복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내세의 소망이 있는 사람과 내세의 소망이 없는 사람은 전혀 다르거든요. 그런 점에서 종교 전파에 대한 문호가 적극적으로 개방돼야 한다고 봅니다.

▲장애인 사역을 위해 개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대형교회처럼 자원이 많은 교회는 장애인복지관도 운영하고 장애인 부서도 만들면 제일 좋아요. 우리 교단의 경우 사랑의교회와 충현교회는 장애인종합복지관도 운영하고 있고 장애인 부서도 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에는 매우 좋은 일이죠. 작은 교회라고 해서 못 할 것도 없어요.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중요한 것은 헌신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작은 복지프로그램도 운영하려면 자원이 필요하거든요. 또한 작은 교회는 연합사업으로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장합동교단이 장애인 사역에 관심을 갖기 위해 무슨 일들을 해야 할까요?

=과거 장애인주일이 제정됐고 사회부 안에 전국장애인선교연합회가 있어요. 1년에 2000만원 정도까지 예산지원을 받았는데요. 최근에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우리 합동교단은 밀알선교단과 밀알복지재단이 뿌리를 두고 있는 교단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요. 쉽지 않더라고요. 저도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 장애인사역을 하자고 소리를 내 보았는데요. 잘되지 않아 동력을 잃었어요. 잘하려면 조직과 예산이 필요한데요.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총회장이 나와서 장애인전담부서라도 하나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약자를 섬기는 일은 정의로운 일이기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것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이나 대표님 개인의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입니까?

=밀알복지재단 1세대가 늙어가고 있습니다.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기도하는 중입니다. 정년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총회처럼 70까지 정년을 지켜야 한다면 몇 년 남지 않았어요. 밀알 영성이 계승되고 발전하여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밀알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밀알의 바람은 사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현재 건물 4개를 사용하고 있는데,  부서가 흩어져 있으니 불편하고 임대료도 많이 나가요. 법인사무처 직원만 200명이 훨씬 넘거든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또 한 번의 기적이 나타나 좋은 일이 생기겠지요. 

정리=노충헌 국장 mission@kidok.com
사진=권남덕 부장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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