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조사
비종교인 51% 종교인 24% “경전=인간창작”
‘창작물’로 볼수록 교리 해석 변경 가능 관대

비종교인은 경전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데 다수가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 중 절반은(51%) 경전을 ‘인간의 창작물’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으며, 종교인 응답의 경우 24%가 이에 동의했다. 또한 인간의 창작물이라 보는 비중이 높을수록 교리 해석 변경에 관대한 경향이 높게 관측돼 경전의 해석과 교리가 시대에 따라 뒤바뀔 수 있는 인식에 교회와 목회자들의 주의와 관심이 요청된다.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1명(9%)의 개신교인은 성경을 ‘인간의 창작물’로 봤다. 반면 기독교(개신교) 대비 천주교인(26%)과 불교신자(43%)는 경전을 ‘인간의 창작물’로 보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창작은 ‘물건 따위를 처음으로 만들어 냄’ 혹은 ‘작품을 독창적으로 지어냄’ 등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창작물’로 바라보는 것은 경전을 인간이 독창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나 인간의 발명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창작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경전의 가치를 수정하거나 바꾸는 것에 관대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포함해 10명 중 7명이 개인의 신념(76%)과 시대(75%)에 따라 종교 경전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종교인을 따로 놓고 보아도 경전을 인간의 창작물로 바라본 불교교인(80%)은 시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다수 동의했다. 이어 천주교(75%), 기독교(59%)가 뒤를 이었다.

경전이 시대를 반영해 교리의 해석을 변경할 여지가 높아질수록 호감도가 비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리서치가 작년에 실시한 ‘2023년 종교 호감도 조사’에서 100점 만점 중 불교는 52.5점으로 천주교(51.3점), 기독교(33.3점)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앞서 설명한 지표와 비례 되는 수치가 나타났다.

그러나 절대적 진리를 가르치는 경전이 시대에 따라 해석이 변경될 수 있다는 대중의 인식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 예로 기독교는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것과 반대로 가톨릭은 로마 교황청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승인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는 “경전을 인간의 창작물로 접근하는 시각은 대중들이 인본주의적인 시각을 다수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우리의 교육체계가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교육을 시작하는 구조다. 한국교회가 성경을 기반으로 사회가 인본주의의 흐름을 탈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부터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인본주의적 시각이 높게 측정되는 종교일수록 호감도가 비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기독교 안에서도 이런 인본주의적 사상이 움틀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대중들이 한국교회를 바라봤을 때 교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반성하면서 긍정적인 인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 인식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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