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② 회복의 시간] 이승희·홍승영  목사
단편적 처방 접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교회 엎드리고 교회다움 되찾을 시점
앞으로 3년 교회 건강성 회복 분수령

신년대담 두 번째는 교회 회복을 겨냥한 ‘회복의 시간’이다. 2024년은 앞서 다룬 총회 개혁만큼이나 교회 회복의 중요한 시점이다. 설립 100년이 지났지만 복음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반야월교회 이승희 목사와 교회목회 및 다음세대에 전력하는 장지교회 홍승영 목사를 패널로 초청한 까닭이다. 진행은 본지 주필 김관선 목사가 맡았다. 교회 회복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라서 진중한 대담을 예상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세 명의 목회자는 마치 수십년 만에 상봉한 형제처럼 교회 회복에 대해 거침없고 열띤 대화를 꽃피웠다. 교회의 위기보다 희망을 더 많이 언급했던, 그래서 유쾌했던 이승희, 홍승영, 김관선 목사가 안내하는 ‘회복의 시간’으로 들어가 보자.<편집자 주>

 

 

진행=주필 김관선 목사

김관선 주필(이하 김관선):2024년이 시작됐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희망과 기대가 부풀어야 하는데, 전쟁 소식, 재난 소식, 정치인 피습사건, 북한의 도발 등으로 기대감보다 위기감이 몰려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와 같은 때에 2024년 한국교회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회가 위기라면 무엇이 문제이고, 소망이 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이승희 목사(이하 이승희):위기는 늘 있었어요. 그런데 위기를 너무 부각하면 전략을 세울 때 굉장히 단편적으로 세울 우려가 있어요. 위기라고 하는 것을 조금 감춰두고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본질적으로 찾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위기의 대안들을 만들어왔는데, 지금 와서 그때 만든 대안들을 보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게 별로 없어요. 그래서 위기를 너무 부각할 필요가 없어요. 교회들 형편을 보면 복합적인 것에 얽혀 있어요. 코로나19로 예배가 흔들렸고, 저출산 때문에 주일학교가 사라지고 있다고 해서 위기감을 조성하면 또 단편적인 전략이 만들어집니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다움을 고민하고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이 더욱 주장돼야 합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올해 아주 기본적인 기도하는 것, 감사하는 것, 교회다움을 세상에 보일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어요.

김관선:그래서 반야월교회가 올해 날마다 기도운동, 날마다 감사운동, 날마다 사랑운동을 하시는군요. 일전에 이승희 목사님 인터뷰를 보니, 코로나19라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했더군요.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때 오히려 교회를 더욱 상승시키는 모습을 보이셨어요.

본지 주필 김관선 목사(왼쪽부터)를 비롯해 이승희 목사와 홍승영 목사가 교회 회복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세 목회자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되찾는다면, 2024년이 교회다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본지 주필 김관선 목사(왼쪽부터)를 비롯해 이승희 목사와 홍승영 목사가 교회 회복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세 목회자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되찾는다면, 2024년이 교회다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이승희:네, 그랬죠. 위기에 함몰되면 눈앞에 보이는 해결책만 생각합니다. 교회가 그런 것들만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면 교회가 가야 할 근본적인 방향을 놓치기 쉽습니다.

김관선:위기를 기회로 삼고 더 좋은 길로 간다라는 말씀이군요. 홍승영 목사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홍승영 목사(이하 홍승영):위기론은 항상 인기를 얻는 것 같아요. 위기라고 해야 사람들의 관심 받고 그런 글을 써야 관심을 받으니까요. 요즘 젊은 세대를 보면 늘 위기에 대한 경고를 받으며 살고 있어요. 제가 대학 다닐 때는 위기라는 두려움을 많이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예전엔 정부가 나서서 희망을 주는 캠페인도 전개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 같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가진 위기라면 위기론에 너무 휩싸이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 전체가 위기라고 합니다. 결혼하기도 위기고, 아이 낳기도 위기라고 해요. 거꾸로 교회가 희망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건강한 시민들과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관선:홍승영 목사님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위기를 언급해야 소위 대안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인기를 끌 수 있거든요.

이승희:자꾸 위기감을 조성하다 보니 계속 단편적인 대안을 만들어왔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이 왔어요. 경제 용어 중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있잖아요. 경기가 침체하는데 물가는 올라가요. 그러니까 어떠한 경제 공식이 들어맞지 않는 겁니다. 우리 성도들에게도 영적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인 처방을 지금껏 대안이라고 내놓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하나도 맞는 게 없어요. 그런 면에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교회는 교회다움을, 목회는 목회다움을, 목회자는 목회자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또 다시 헛바퀴를 돌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홍승영:지금 얘기하듯이 교회에 정말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지 따져 보면 그렇지 않아요. 저희 교회 경우 젊은 세대와 장년 세대, 노년 세대까지 함께하는 통합 프로그램을 1년에 2~3회 의도적으로 마련하는데, 젊은이들이 어르신들과 있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젊은이들이 게임이든 세미나든 마련하면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어르신들이 음식을 해주면 젊은이들이 먹으면서 고마워해요. 세대 간 격차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김관선 목사(기독신문 주필)
김관선 목사(기독신문 주필)

김관선:세대 갈등의 위기도 없다는 거죠?

홍승영:꼭 그렇다기보다는 일부 개선할 게 있긴 한데, 개선할 점이지 부정적인 요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설교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게 사회에서 위기다, 애 키우기 어렵다, 집 못 산다, 이런 얘기 믿지 말라는 겁니다. 예전 제가 결혼할 때가 훨씬 어려웠죠. 비닐 옷장 하나 장만했고, 밥상도 없어서 라면 상자 놓고 밥 먹었어요. 그런 때도 아기 다 키우고 살았어요. 지금은 자녀를 낳아도 정부가 최선을 다해 도와주잖아요. 그런데 스스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만들어요. 안 된다는 의식을 너무 많이 심어줘서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유리천장이 우리 젊은이들을 가로막고 있고, 교회도 더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데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김관선:저도 교인들에게 하는 얘긴데, 제가 태어난 195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 못 미쳤어요.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자녀를 일곱이나 낳았어요. 지금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 넘는 시대인데 자녀 하나도 못 낳는다고 하면, 정말 위기를 조장하는 거군요. 긍정적인 생각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이승희:목사님들 메시지도 어느 순간부터 조금 더 부정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뀌었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뒤엎고 부정하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되면서 교회에도 위기 분위기가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목회자가 내 지지층, 내 설교 마니아를 모은다든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어모으는 메시지를 전했던 게 커다란 영향을 줬을 겁니다.

김관선:교회가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계속해서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승희 목사님, 반야월교회는 설립 100년이 넘은 교회예요. 목사님은 전통교회에 부임하셔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셨어요. 특히 숫자적인 측면보다 교회다움을 계속 키우셨어요. 올해도 날마다 기도, 날마다 감사, 날마다 사랑을 목표로 세우셨어요. 그래서 반야월교회가 영적으로 부흥하고 희망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승희:우리 교회에서 크렙(CREB)이라는 말을 많이 써요. 체인지(Change) 즉 변화해야 하는데, 전통을 뒤집고 다른 것을 하자는 게 아니라 리폼(Reform), 개혁을 위한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개혁도 무조건 갈아엎는 게 아니고 에센셜(Essential), 본질을 향한 개혁이 돼야 해요. 그렇다면 본질이 무엇이냐, 바로 바이블(Bible), 성경입니다. 교회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어요. 교회가 너무 복잡하고 어지러워졌어요. 본질을 지향하기보다는 비본질적인 것에 관심을 두고 에너지를 너무 쏟아요. 결국 어디로 가야 하냐, 성경을 따라가야 합니다. 교회가 성경 외에 다른 것들을 많이 하니까 교회다움을 놓치는 겁니다. 그러면 설교도 너무 꾸밈이 많아집니다. 교회 사역도 본질적인 사역보다 주변 사역을 많이 합니다. 당시에는 현란하고 활기차고 무언가 엄청난 것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한바탕 소용돌이가 지나가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어요. 교회는 교회다움을 잃어가고 성도들은 영적 공허함을 느낍니다. 고작 한 세대 정도는 현란함으로 이끌 수 있지만, 그 세대가 넘어가면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크렙(CREB)을 자주 얘기해요.

김관선:주님의 뜻,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변화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런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지금의 반야월교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0년 된 교회이다 보니, 세대 갈등이 있을 것 같은데 아닌 것을 보면 세대 간 융합을 잘해오신 것 같아요.

이승희 목사(반야월교회)
이승희 목사(반야월교회)

이승희:30여 년 전 제가 부임할 당시 큰 도전을 준 원로장로님이 계셨어요. 젊은 찬양사역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 높이 들고 찬양하자고 하니까, 제일 앞자리에 앉은 80세 넘은 어르신이 손을 들고 서 계시는 겁니다. 제가 앞에서 보니 죄송스럽기도 해서 예배 끝나고 “장로님 찬양을 좀 아시겠어요”라고 그랬더니, 장로님께서 “모르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젊은 사람들이 원하니까 내가 따라가야죠”라는 귀한 말을 해주셨어요. 굉장한 충격이었는데, 제게는 큰 용기가 됐어요. 그때부터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하고, 어른들에겐 젊은이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서로 배려하니 자꾸 방법이 나옵니다. 주일날 예배를 한번은 젊은이들을 위한 예배로 만들어주고 또 한번은 연세 드신 어른들을 위한 예배로 드립니다. 어른들이 향수에 젖는 찬양을 불러주고 젊은이들이 요즘 부르는 찬양도 섞어주니까 세대 융합이 잘 됩니다. 융합은 배려가 생명입니다.

김관선:사실 민주주의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배려가 바탕에 있잖아요. 찬양 얘기에 공감합니다. 우리 교회도 찬양팀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찬양과 어른들이 좋아하는 찬양을 섞어가면서 부릅니다. 조화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홍승영:본질의 측면에서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 이른바 X세대 목회자들이 반성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승희 목사님 말씀대로 급하니까 한두 개 급조해서 만든 게 이벤트 목회이지 않습니까. 제가 신학교 다닐 때 “너희 교회는 뭐했어, 우리 교회는 뭐했다, 그 교회는 뭐했다”라고 하는 게 이슈였어요. 그 당시 저도 찬양 인도를 했는데, 찬양 인도자 사이에선 신곡이 나오면 이슈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다시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씀이 마음에 많이 와닿습니다.

이승희:김관선 목사님 기독신문 주필이시죠. 기독신문에서도 어느 교회의 특별한 이벤트를 굉장한 사역인양 드러내니, 신문을 통해 학습돼 우리도 비슷한 것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요. 기독신문도 재고할 게 많아요.(웃음)

김관선:일침을 놓으시는군요.(웃음)

홍승영:목회자들이 마음이 급한 것 같아요. 기독교인이 1%도 안 되던 이 땅에서 20% 중반대까지 올라가는 데 100년의 역사가 있었어요. 그런데 20% 중반이니 이제 30%로 올라가야 할 것 같고, 그래서 계속 자극을 주고 하다 안 되면 공격도 하고 양극화도 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기보단 이제는 하나씩 해나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기독신문에서도 어떤 교회에서 특별한 행사를 했다는 것보다 목회 본질에 집중해주시면 저희도 많이 배울 것 같습니다.

이승희:웃는 이야기 속에 뼈가 있어요. 대형교회 위주로 지면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 교단의 교회는 대부분 소형교회입니다. 대형교회가 하는 것을 따라갈 수 없는 교회들이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알거나 도전을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본질을 붙잡고 몸부림치며 목회하는 분들 이야기가 기독신문에 많이 소개되면 전체 교회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김관선:교회 규모와 관계없이 어느 교회나 적용할 수 있는 목회의 본질적인 부분을 우리 신문이 더욱 많이 보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장지교회 홈페이지에서도 홍승영 목사님 칼럼을 읽었고, 지난해 우리 신문에도 칼럼을 써주셨잖아요. 거기서 보면 노인에 대한 배려가 있더라고요. ‘노인도 꿈꾸게 하라’고 하셨는데 굉장한 도전이 됐어요. 어르신들에게 그냥 가만히 앉아 계세요라고 하는 게 아니라, 연령에 맞게끔 활동하고 섬기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갖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홍승영:이제 100세 시대예요. 60대 초반에 은퇴하면 30년 이상 노인 상태인 겁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노인으로 머무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성경을 읽다가 사도행전 2장 17절의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가 눈에 들어온 거죠. 우리는 꿈꾸는 요셉 얘기는 하지만, 꿈꾸는 아브라함과 야곱 얘긴 안 합니다.

김관선:그렇죠. 하나님께서 75세의 아브라함에게 계속 꿈을 줬잖아요.

홍승영:네, 맞아요. 동일한 표현이긴 하지만 어르신들이 꿈꾸고 장년세대가 비전을 따라 살고 어린 세대가 말씀을 따라 살자고 한 겁니다. 사실 장년들 대상의 아웃리치가 어려워요. 출근도 하고 애들도 돌봐야 하니까요. 반면 어르신들 아웃리치는 계획하는 데 한 달도 안 걸려요. 시간 있고 물질도 있으니 여건만 마련하면 쉽게 가세요. 어르신 중에는 사역을 기획하고 동참할 수 있는 세대, 기획은 어렵지만 발로 움직일 수 있는 세대, 돌봐야 하는 세대가 있는데 한국교회는 노인사역에 대해 마지막 세대만 생각해요. 그러니까 실버학교라고 해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분들을 대상으로 노래 가르치고 웃음치료하고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겁니다.

김관선:실버학교라고 하니 생각나는데, 우리 교회는 처음에 노인대학을 실패했어요. “나 노인 아니야”라며 안 오는 겁니다. 그래서 이름을 목요학교로 바꿨더니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오시는 거예요.

홍승영 목사(장지교회)
홍승영 목사(장지교회)

홍승영:그래서 어르신을 세 개 세대로 나누면 좋습니다. 60대에서 75세까지 어르신은 정말 활발하세요. 봉사활동 가서 농촌 일도 돕고 작은 교회 일도 돕고 지역 내 가정의 도배라든가 이런 일을 하는 핵심 멤버는 60대 후반입니다.

이승희:저희 교회는 아직도 실버학교라고 하는데, 빨리 이름을 바꿔야겠군요.(웃음) 아까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교회가 젊은이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면 소외되는 분들이 생겨요. 어르신들은 교회에 귀한 자원입니다. 예를 들면 주일 아침 7시 반 예배에 찬양대 운영이 어려워서, 어르신 찬양대를 만들었더니 정말 열심히 하십니다. 캄캄한 새벽 6시에 오셔서 연습하고 본당에 올라가 찬양하시는 데 은혜가 넘쳐요. 아, 연말에 고령자 시상을 하는데, 이것도 빨리 이름을 바꿔야겠어요.(웃음) 88세, 90세 어른들에게 선물을 드리는데, 젊은 사람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돼요. 젊은이들이 저 연세에도 예배를 소중히 생각하고 교회에 나오신다고 생각해요. 교회가 다음세대를 놓치지 말아야 하지만, 노인세대 또한 주목할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김관선:지난해 연말 미래학자 최윤식·최현식 박사 형제와 대담에서 AI시대라고 할지라도 현실 세계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어요. 핵가족 핵개인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하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승희: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갈수록 어려워질 겁니다. 그런 점에서 교회만의 특성이라고 할까요. “우리 교회는 특별한 이것 때문에 모인다”라는 것을 명확해야 할 시기가 왔어요. 공동체의 특성, 구심점이 분명할 때 예배에 참여하고 헌금을 하고 재능을 교회에 바칠 이유가 생깁니다. 우리 교회 구성원이라는 자긍심과 소속감도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홍승영:주류화 전략이 예배와 모임에 중요한 방식이 될 겁니다. 다른 세대 안에서 긴장하는 어른들이 편안해지고, 어린 세대가 어른들 모임에 끌려온 게 아니라 “우리를 정말 존중하는구나” 느끼게 해야 해요. 청년들과 제직들이 연합수련회를 하면 굉장히 잘 됩니다. 청년들은 제직들이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고, 제직들은 청년들 모임에 우리를 끼워줬구나 하고 좋아합니다. 집회와 명랑운동은 같이 하고 큐티는 따로 하면서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어떤 때는 청년들이 청년수련회보다 연합수련회에 더욱 많이 참여하는 것 같아요.

김관선:끝으로 2024년 우리 목회자들이 교회 회복을 위해 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격려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승희:교회가 덜 바빠졌으면 좋겠어요. 교회에 행사가 너무 많으면 목회자도 교인들도 피곤해져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회들에게 엎드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와도 너무 복잡해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묵상할 수 있을지, 고민을 꺼낼 수 있을지 주저하지 않을까요. 엎드려야 교회다워져요. 교회도 목회자도 교인도 엎드려서 교회다움, 목회자다움, 교회다움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홍승영:이승희 목사님 말씀처럼 교회가 본질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적인 것은 교리로 끝나고, 어떻게 제자훈련을 시키고 어떻게 일꾼을 만들고 어떻게 파송해야 하는지 이런 기술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있어요. 아무리 시대가 급변한다고 해도 교회는 예배, 가정,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본질에 집중하고 변화되는 환경엔 유연성을 갖길 바랍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의 중심을 이루는 교인들이 존재하는 2024년은 교회가 정말 교회다워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일례로 총신신대원 예배가 어마어마하게 은혜로워졌어요. 학생들이 학교를 안 나온 코로나 팬데믹 2년 동안 신대원 예배를 확 바꾼 겁니다. 이제 성지순례를 총신신대원으로 가야 할 정도예요. 앞으로 3년 정도 시기를 잘 보내면 한국교회가 건강했던 70~90년대 교회로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관선:두 분과 대화하면서 2024년을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오늘의 대담을 보시는 분들이 희망을 품고 교회를 교회답게 세워가고 다음세대를 뜨겁게 만들어가는 2024년이 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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