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박성애 목사> (이상규/한국교회와역사연구소)

한국교회의 첫 역사에는 서양선교사들의 활약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초의 개신교인 이수정, 소래교회의 서상륜 서경조 형제, 평양대부흥의 주역이었던 길선주, 한글성경번역을 돕다 아펜젤러와 함께 순직한 조한규, 베어드의 부산선교를 도운 서초시, 호남선교 개척의 일원이었던 정해원, 제주의 첫 선교사 이기풍 등등 수많은 한국인들의 헌신도 큰 몫을 했다.

진주의 박성애도 그 위대한 반열로 오르기에 부족함 없는 인물이다. 부산에 거주하던 그는 20대 청년시절 호주장로교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을 듣고 독실한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며, 이후 어학교사 조사 매서인 등으로 선교부 활동을 돕다가 진주선교 개척에도 동참하게 된다.

특히 자신이 설립에 참여한 경남서부의 첫 교회인 진주교회에서 장로로 섬기다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후 최초의 한국인 목사로 다시 부임한다. 이후 창원읍교회 부산제일영도교회 반성교회 등에서 목회사역을 펼치며 큰 족적을 남긴다. 자신의 호를 ‘목양(牧羊)’이라 지을 만큼 신실한 목회자의 삶을 지향한 인물이었다.

또한 진주교회 사역 당시인 1919년 3월 18일 만세운동이 발발했을 때 박 목사는 가족과 성도들을 이끌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경남전도대’라는 이름으로 비밀결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그 과정에서 일제에 체포되어 가혹한 고문으로 귀고막이 터지는 수난을 겪고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한국교회와역사연구소가 발간하고 백석대 이상규 석좌교수가 집필한 <목양 박성애 목사>에는 목회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그의 위대한 생애가 상세하게 기술되어있다.

이 책에서 더욱 눈여겨 볼 대목은 박 목사의 아내 김순복, 동생 박보렴, 며느리 정봉득 등 집안의 여성들도 대한애국부인회 등의 활동에 앞장서며 훗날 독립유공자로서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과정이 꽤 비중 있게 서술된 부분이다. 복음 앞에서, 겨레 앞에서 신실하고자 했던 한 사람을 통해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명문가가 이루어진 과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저자인 이상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부산경남지방 초기 목회자의 신앙여정과 유산을 확인하고, 한국교회와 부산경남지역지역 교회사를 해명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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