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로 온 세계가 들떠 있지만, 한쪽에서는 전쟁과 기근, 지진으로 시름이 깊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새해를 맞아 결의를 다지기라도 하듯 로켓포를 주고받았고, 2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새해를 전후해 서로에게 엄청난 공습을 가했다. 며칠 전에는 일본에서 진도 7.4의 강진이 발생해 벌써 128명이나 사망하고, 이재민도 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과 자연재해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장 먼저 관심이 가는 이들은, 그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GMS 선교사들이다. 선교사들은 안전한지, 피해는 없는지, 긴급대피계획은 잘 세워졌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선교사들의 생각과 마음은 자신을 넘어 벌써 선교지 주민들에게 가 있다. 전쟁과 지진으로 혹여나 교회 성도가 피해를 입었는지, 저지대에 사는 성도 가정이 홍수 피해는 없는지 애가 쓰인다. 그렇게 선교지 주민들이 전쟁과 자연재해로 겪는 고통은 고스란히 선교사 자신의 것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몸소 겪었던 한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후원만 해주면 당장이라도 지진 난민들에게 달려가고 싶다고 했다. 2011년 지진 후유증으로 10년 넘게 약을 먹고 있지만, 오염되지 않은 생수와 음식 보급이 난민들에게 얼마나 절실한지를 알기에 더욱 간절한 마음이다.

캄보디아 한 선교사는 지난해 22년만에 가장 큰 홍수 피해를 입었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사역하는 학교 교실 바닥이 물바다인데, 지난해에는 역대급 비 폭탄으로 복구에만 3주가 걸렸다. 심한 홍수에 학교 이전을 위한 재정 마련 어려움으로 예년보다 학생 수가 줄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그는 교실과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학생들의 찬양과 공부하는 소리에서 위로를 얻는다고 했다.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입으로 복음을 전하고, 손과 발로 복음을 살아낸다. 선교사들에게 가장 큰 새해 인사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이다. 선교사들을 더 힘써 응원하는 2024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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