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 선교사(암미선교회 대표)
김영애 선교사(암미선교회 대표)

지금 우리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새해 들어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절벽’이 시작돼 서울의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첫 5만명대가 됐다. 그러자 정부는 결혼뿐만 아니라 출산에 대해서도 증여세 세액 공제를 신설했다.

그런데 이러한 출산 문제의 대안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이주의 확대가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런 주장이 물론 우리 정서상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지만, 국내외 상황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20년 유엔 국제이주기구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이주자들은 2억8000만명을 넘어섰고 계속 증가추세에 있어 세계가 점점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전 세계 약 200개국으로부터 226만명(23.11.8 행안부 보도자료)의 이주민들이 체류하고 있어 이주민 3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 5200만명의 4.4%를 점하는 수치인데 올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5000명의 외국인력 수입을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이미 한 해 1만명에서 1만5000명의 외국인들이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이민청 설치를 공론화할 정도로 그동안 이주민 정책을 지속적으로 준비해 왔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는 지금 자연재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의 시대’(The age of migration)가 되었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가 이제 대(大) 이민 시대에 들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을 향한 관심과 함께 그들 대상의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이유이다.

예수님의 지상명령(마 28:18~20)을 따라 우리가 가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며 제자 삼는 사역을 해야 할뿐 아니라, 이제는 땅 끝에서 들어오는 이들이 복음을 접하도록 국내의 타문화권 선교도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도 새로운 선교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주민들의 95% 이상이 복음화율이 매우 낮은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이주는 한국교회에 주어진 다시없는 선교의 기회가 된다.

세계선교의 측면에서 볼 때, 이주민 선교는 전략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해외 선교와 비교가 되지 않는 적은 투자로 많은 결실을 얻을 수 있는 황금어장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이슬람권을 비롯한 현지에서 어려운 선교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주민 선교는 한국교회가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의 전환을 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만일 우리가 이주민 선교를 소홀히 할 경우, 영국의 예처럼 교회들이 문을 닫고 그들의 종교 사원들이 이 땅에 세워지는 결과가 올 것이다. 신상록 목사(사단법인 함께하는 다문화 네트워크 이사장)는 ‘이주의 다문화사회 현상’이란 제목의 글에서 전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지원센터나 교회가 운영하는 센터가 중심이 돼 이주민들을 도왔다면, 최근의 변화는 이주민들 스스로 센터를 만들거나 커뮤니티를 만들어 자치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점을 지적했다. 이주민 커뮤니티는 종교나 민족별로 형성되며 나아가 그들 스스로 사회화, 경제화에 이어 정치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구절벽의 시대를 맞이한 한국교회는 이 시대의 흐름을 알고, 이제 다문화 시대가 한국교회에 요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그것이야말로 침체된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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