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고민하던 당회, 교육전문 담임목사 청빙
전담사역자·새 프로그램·리모델링 변화 시도
3대를 아우르는 감격 넘치는 세대통합예배 드려
장년 위주 전통교회에서 청년 중심 젊은 교회로

청암교회 이정현 목사가 교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라는 강력한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청암교회 이정현 목사가 교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라는 강력한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청암교회는 장년 위주의 공동체였다. 교인 다수가 40대 후반에서 80대까지 분포돼 있었고, 교회 슬로건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교회’였다. 반면 다음세대 사역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근에 숙명여대가 자리하고 있지만 청년은 10여 명에 불과했다. 700m 거리에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삼일교회가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청암교회가 젊은이들을 끌어당길 매력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나날이 고령화돼 가는 공동체를 보며 고민하던 청암교회 당회는 결단을 내렸다. 군산드림교회에서 교육 디렉터로 사역하던 이정현 목사를 제6대 담임목사로 청빙한 것이다. 2019년 12월 부임한 이정현 목사는 당회에 “3대가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는 교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장년이 충분히 자리잡고 있던 청암교회에서 이를 이루기 위해선 청년부를 활성화하고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게 관건이었다.

청암교회는 감격이 넘치는 예배를 드린다. 특히 전 교인이 함께 드리는 세대통합예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청암교회는 감격이 넘치는 예배를 드린다. 특히 전 교인이 함께 드리는 세대통합예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정현 목사는 부임 이후 교회교육을 강화해 다음세대 및 청년 부흥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청년부가 20배 넘게 성장했고 청소년부와 어린이부, 유치부도 부흥하고 있다.
이정현 목사는 부임 이후 교회교육을 강화해 다음세대 및 청년 부흥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청년부가 20배 넘게 성장했고 청소년부와 어린이부, 유치부도 부흥하고 있다.

이정현 목사가 부임 이후 가장 먼저 교회교육에 손댄 이유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함께 청암교회 교육의 변화를 일으킬 동역자가 필요했다. 교역자를 교육 전임 사역자로 교체한 때가 이 무렵이다. 아울러 교사도 대거 교체했다. 이제는 교사대학을 이수하고 시험에 통과해야만 청암교회 교사가 될 수 있다.

“요즘 젊은 교인들이 섬길 교회를 정할 때 우선순위는 교회교육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의 교회교육은 매력이 부족했죠. 약간 무리를 하면서도 교회교육에 상당한 은사가 있고 뛰어난 교역자들을 모셔왔고 교사 자격을 강화했습니다.”

다음으로 공간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고풍스러운 전통 예배당의 모습을 간직한 본당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은 180도 달라졌다. 일단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월드가 눈에 확 들어온다. 놀이공원마냥 다양한 캐릭터를 형형색색 채색한 입구부터 아이들이 설렌다. 안으로 들어가면 놀이기구가 반기고 있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도 마련했다.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공간도 그들의 감성과 눈높이에 맞춰 바꿨다. 덕분에 청암교회는 이정현 목사의 바람대로 다음세대들이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교회로 변모했다.

초등부 아이들을 위한 키즈월드.
초등부 아이들을 위한 키즈월드.
청소년을 위한 유스워십의 모습.
청소년을 위한 유스워십의 모습.

교회교육을 진행할 사람과 터전을 마련한 직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어와나(Awana), 제자훈련, 목장이 그것이다. 미국 유학 당시 어와나의 장점을 경험한 이정현 목사는 초등부 대상으로 연간 계획을 세워 어와나를 운영 중이다. 주일 오후 1시~3시 아이들이 어와나를 하는 시간에 청소년부와 유치부는 제자훈련은 받고, 청년과 장년은 또래끼리 목장모임을 갖는다.

“어와나를 통한 신앙적인 만족도가 큽니다. 다른 교회를 다니는 부모들이 자녀를 우리 교회 어와나에 보낼 수 있냐는 문의를 하곤 해요. 목장모임도 부임 후 연령 중심, 부부 중심으로 모이도록 개편했어요.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청암교회를 섬긴 박가영 자매는 “담임목사님 부임 후 목장모임이 활성화된 게 큰 변화예요. 목장모임을 통해 공동체성이 강화되는 것을 체험하고 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희 세대 또한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어요”라고 말했다.

청암교회는 유치부 아이들을 주의 자녀로 키우는 일에도 열심이다. 미취학 아이들은 제자훈련를 받으며 믿음의 세대로 양육되고 있다. 
청암교회는 유치부 아이들을 주의 자녀로 키우는 일에도 열심이다. 미취학 아이들은 제자훈련를 받으며 믿음의 세대로 양육되고 있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예배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이정현 목사는 감격이 넘치는 예배를 지향한다. 특히 절기나 주요 행사 때마다 드리는 세대통합예배는 감격이 넘치면서도 역동적이다. 단순히 전 교인이 모여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다음세대들이 예배 순서를 맡고 심지어 대표기도를 한다. 여기에 더해 이정현 목사는 듣기 편한 설교를 전하지 않는다. 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인의 본분을 일러주는 강력한 설교를 하면서 그는 목회자의 본분을 지키고 있다.

유아 때부터 청암교회를 섬긴 이예은 자매는 “교역자들과 소통이 부족하고 장로님들이 어렵고 예배가 무겁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예배에 감동이 있어 교회 가는 게 너무 즐거워요. 모두 한 가족 같아요”라고 말했다.

박가영 자매는 “담임목사님의 설교가 제 마음을 찔러요. 신앙인으로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말씀을 해주세요. 센 편이지만 그만큼 큰 도전이 돼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암교회는 예배와 교육을 통해 이정현 목사가 다짐했던 3대가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는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4년간의 성장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10여 명에 머물던 청년 수가 2년 만에 10배가 늘었다. 이후에도 매년 50명 이상의 청년이 등록해, 지금은 20~30대 청년이 장년을 뛰어넘어 교인 중 가장 많다. 더구나 청년들이 모이던 시기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다. 당회의 올바른 선택이 청암교회를 불과 4년 만에 젊은 교회로 만든 셈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청암교회는 지난해 대안학교 사무엘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개교했다. 신앙 중점 교육을 통해 사무엘 같은 믿음의 세대 양육을 꿈꾸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의 가장 큰 고민은 다음세대다. 다음세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듯하다. 이정현 목사는 동역자들에게 직접 뛸 것을 강조했다.

“담임목사가 몸을 사리면 안 됩니다. 교육목사를 세우고 교육위원회에 맡긴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담임목사가 직접 움직이고 나서야 다음세대가 살아납니다. 잘 되는 회사와 맛집의 사장들이 얼마나 노력합니까. 같은 이치입니다. 담임목사가 교회교육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을 쓰면 장로님도 교사도 교인도 알게 되고 결국 투자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다음세대 사역을 고민하는 목회자와 교회가 있다면, 청암교회를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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