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열 대표(토라말씀의집)

<신들과 함께: 고대 근동의 눈으로 구약의 하나님 보기>(이상환, 학영)

근래에 실력 있는 한국인 고대 근동학자들의 걸출한 저술들이 성경을 당대의 배경에 비춰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이상환 교수(미국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의 저술 <신들과 함께>(학영)는 그 중에서도 무척 반가운 책이다. 저자는 신약학을 전공했으나, 구약을 포함한 성경 본문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방대한 고대 근동의 신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흔히 고대 근동의 배경을 끌고 오면 비평학자로 의심하거나 그런 해석이 성경의 권위를 훼손시킬까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염려가 전혀 기우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성경, 특히 구약의 야웨 유일신 신관과 사상이 고대의 보편적이고 당연했던 다신론의 세계에서 얼마나 놀랍고 충격적인지 깨닫게 된다. 고대 근동의 신들은 모두 각기 고유의 특화된 전문 역할이 있었고, 몸담고 있는 영역이 제한돼 있었으며 그런 제약 속에서 활동했다. 따라서 많은 신들이 필요했고, 신들은 많을수록 유익했다. 이 책은 구약성경이 곳곳에서 그 신들의 무능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밝힌다. 오직 야웨만이 진정한 신이고 유일한 신이시며, 무소부재하고 전지전능한 신이시다. 따라서 그분은 모든 신들이 분업화해서 맡은 직무와 역할을 홀로 총괄하시고 통제하신다.

김경열 대표(토라말씀의집)
김경열 대표(토라말씀의집)

이 책이 반가운 추가적인 이유는 매우 쉬운 대중의 언어를 사용해 심오한 고대의 신화의 무대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의 세련된 우상들의 여전한 다신론 세계를 정곡을 찔러 풍자한다. “고대의 신들은 새로운 시대의 옷을 입고 다른 이름으로 환생했다. 전쟁의 신들은 군사력으로, 성의 신들은 외모지상주의로, 재물의 신들은 물질만능주의로 환생해 현대인들의 시선을 야웨 하나님으로부터 돌리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고대 근동의 세상과 마찬가지로 신들의 세상이다.”(288쪽) 따라서 오늘 우리가 오직 야웨 하나님만을 섬기는 신앙은 고대 이스라엘 백성 못지않은 다신론의 우상들의 세상을 향한 위대한 도전적인 결단이다. 바로 이것이 목회자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