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① 개혁의 시간]  총회장 오정호 목사
목회자영성수련회 거룩한 영적운동 기대
선관위 뇌물 사건 책임질 사람 책임져야
재판국 서기 논란에 자정능력 발휘할 때
총신은 교단 수원지, 총회 계속 응원해야

2024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본지는 개혁, 회복, 통일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세 차례 신년 대담을 보도한다. 첫 번째 대담 주제는 ‘개혁의 시간’이다. 개혁의 시간으로 안내할 인도자는 교단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총회장 오정호 목사다. 오정호 총회장은 총회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총회로 손꼽히는 제108회 총회를 이끌었다. 이어 교단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채우고 깎고 다듬는 개혁의 시간에 임하고 있다. 108회기는 개혁총회로 나아갈 것인지, 개혁의 문턱에서 돌아설지를 결정할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오정호 총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담에서 제108회 총회가 결의한 개혁 안건의 이행 과정을 살펴보고, 최근 교단 내 새롭게 떠오는 이슈에 대한 오정호 총회장의 생각을 들어보자. 대담 진행은 본지 주필 김관선 목사가 맡았다. <편집자 주> 

 

▲2024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총회장님이 총회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좋은 열매를 맺길 바랍니다. 먼저 전국 교회와 성도들을 향해 신년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해를 주셨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를 주셨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축복이고 선물이죠. 문제는 그 기회를 주님 뜻대로 선용하느냐, 아니면 내 고집을 이루는 데 사용하느냐입니다. 저는 전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이미 다 아는 말씀이지만 주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어드리는 2024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총회장님이 취임한 지 114일이 됐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총회장으로서 지낸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하나님께서 총회 임원들 마음을 하나로 조율하시고, 총회와 총신이 원팀을 이루게 하셨어요. 특별히 지난해 연말 우리 교회에서 열린 ‘원데이 송년말씀축제’에 1000명 이상의 목사님이 오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곳에 오신 분들은 목회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열망을 가진 목회자들 아닙니까. 이런 점에서 우리 총회에 소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총회장님은 지금도 총회 회의 때마다 취임사를 지참해서 공약 이행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108회기 슬로건으로 ‘교회여, 일어나라’를 내걸었고, 교회여일어나라위원회까지 설치했어요. 위원회는 앞서 언급한 ‘원데이 송년말씀축제’ 외에 목회자 영성수련회도 진행합니다. 목회자 영성수련회가 일선 목회현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길 기대합니까.

=목회자의 심령이 살아야 목회현장이 윤택해집니다. 몇 번 모여서 그들의 심령을 살릴 수 있냐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불을 붙이는 겁니다. 총회가 점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이어 목회자 스스로 주님 앞에 결단한 것을 열정적으로 이루는 겁니다. 목회자가 ‘목회의 본질에 다시 충실하자’, ‘처음 사명을 받았던 그때로 돌아가 다시 한번 뛰어보자’고 결단하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거룩한 일파만파를 기대합니다. 하나의 파문이 계속 번져 거룩한 영적 무브먼트가 된다면 전국 목회현장에 큰 축복이 될 것입니다.

▲선관위 뇌물 사건에 대해 질의하겠습니다. 지난 총회 전부터 이 사건이 발생했고, 현재 감사부가 조사해 총회임원회에 보고까지 했어요. 감사부는 특정인이 주도해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보고했는데, 총회임원회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감사보고서를 보니 감사부가 애를 많이 썼어요. 다만 조금 더 보완하라고 감사부에 돌려보냈어요. 왜냐하면 이 일은 목회자의 목회적 생명과 장로님의 평판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기회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총회가 결단할 일은 결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잘못했으면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지, 지지 세력을 만들어 정치적으로 풀려고 하면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대담=김관선 주필
대담=김관선 주필

▲또 하나의 예민한 문제가 있는데 재판국 건입니다. 총회장님이 공약으로 재판 실명제를 약속했고 재판국도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재판국 서기의 자격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요.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재판국이 잘할 줄 믿습니다. 재판국 워크숍에 가서 국장과 국원들에게 여러분이 총회의 권위를 지키는 분들이라고 했어요. 잘해내 실 겁니다. 다만 자격 문제는 자기가 주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남들이 인정해줘야 해요. 재판국이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망하는 거죠. ‘우리가 남이가’라고 하는 것은 세상에서 통용될지 모르겠지만, 종교개혁으로 거듭난 교회에서는 안 되는 겁니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할 일이 아닙니다. 재판국원 한 사람이 재판국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동반 추락하는 일입니다.

▲총회장님이 재판국에 날카로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 같습니다. 제108회 총회는 정책총회 구현을 위해 정책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정책총회로 가는 물꼬를 튼 첫 번째 총회장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정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일관성 전문성 집중성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책이 바뀔 수도 있지만 좋은 정책을 계승해야 겠죠. 이를 위해 정책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우리 총회가 옛 방식에서 환골탈태해 새로운 시대를 맞아 순발력 있게 정책을 생산해야 합니다.

▲통일목회개발원도 첫걸음을 뗐어요. 위원회든지 연구소든지 결국 일하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고 통일목회에 의지가 있는 사람이 들어가 일해야 하지 않을까요.

=통일목회개발원에 있는 분들은 의지와 열정이 있는 분들입니다. 사실 통일목회개발원 출범이 늦었어요. 아무리 남북 관계가 요동친다고 해도 주님께서 평화적 남북통일을 내려주실 때 한국교회가 감당할 부분이 있습니다. 준비된 교단과 사람이 쓰임 받을 겁니다.

▲108회기가 시작되고 가장 인상적인 점은 총회와 총신의 관계가 아주 좋아졌다는 겁니다. 총회와 총회장님이 섬기는 새로남교회에서 총신에 거액을 지원한 모습도 좋았습니다. 앞으로 총신대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그리고 계시죠.

=총회는 총신 교수님들이 연구에 집중하고 학생들을 인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총신이 재정적 안전성을 갖춰야 하겠죠. 총신은 우리 교단의 수원지입니다. 수원지는 마르면 안 됩니다. 총신이 힘을 얻고 일어서야 합니다. 감사한 일은 지난 연말에 하나님의 은혜로 총신신대원 M.Div. 과정에 많은 학생들이 응시했다는 것이죠. 총회는 총신의 감시자가 아니라 응원자가 되어 원팀을 이룰 겁니다. 총회와 총신의 원팀은 2024년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교단 내 관심사 중 하나가 총신대 법인이사 증원입니다. 총회가 운영이사회를 폐지하면서 법인이사 증원을 전제조건으로 달았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현 법인이사들과 박성규 총장이 교단 목사님과 성도들에게 감동을 주는 겁니다. 숫자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기드온의 300 용사는 수십만의 미디안 연합군을 물리쳤어요. 이사 한 분 한 분이 총신을 사랑하고 총회에 신실하게 협력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법인이사들이 총신에 재정적 기여도 많이 하셨어요.

▲새해를 맞아 총회본부, GMS, 기독신문 등 총회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올 한 해 여러분에게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연단하셨는지, 오늘의 나를 살리고 나의 본분에 집중하게 만든 말씀의 은혜가 무엇이었는지 되새겨야 합니다. 다시 한번 주님의 말씀 앞으로 돌아가는 총회 구성원들이 되길 바랍니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리=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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