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이다. 살이 꽉 찬 대게를 맛보고 싶으면 당장 영덕 강구항으로 달려가자. 싱싱하고 맛 좋은 해산물들로 배를 채우고, ‘영덕 블루로드’라 부르는 탁 트인 동해의 해안길로 눈을 채워보자.

강구항에서 시작되는 블루로드는 오보해변과 경정해변 등을 거쳐, 길고 예쁜 백사장을 자랑하는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대진항은 그 길의 딱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대진항이 소재한 영해면은 3·1운동 당시 일제의 강압에 맞서는 강력한 연대와 투쟁으로, 전국 어느 지역 못지않은 기개를 과시한 동네이다.

그 구심점을 이루는데 영덕 일대의 수많은 기독인들이 나섰고, 송천교회의 정규하 장로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정규하 장로는 낙평교회 김세영 조사, 구세군 권태원 참위 등과 함께 3000여 명의 군중을 영해장터에 모아 1919년 3월 18일 경북 일대에서 가장 격렬한 만세운동을 벌였다. 오늘날 영해만세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옛 영해장터에서는 해마다 3월이 되면 횃불을 든 시민들이 당시의 봉기를 재현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 때 활약한 독립유공자의 후예들이 지금도 지키고 있는 송천교회는 1910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114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공동체이다. 특히 1953년에 미국선교부의 지원을 받아 건축한 독특한 양식의 예배당에 대해 2006년 문화재청에서 건축학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한 바 있다.

이 예배당은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로부터 2019년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1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가 함께 담긴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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