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모 국가에 센터 두 곳 운영
안전지대에서 탈북자 석 달간 보호
말씀으로 거듭나는 전도의 황금어장

탈북민 미션홈 ‘예제원’에서 통일소망선교회 선교팀과 탈북민들이 손 잡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곧 시작될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하는 일과 복음 통일을 위해 간구했다.
탈북민 미션홈 ‘예제원’에서 통일소망선교회 선교팀과 탈북민들이 손 잡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곧 시작될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하는 일과 복음 통일을 위해 간구했다.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 예수님과 함께하겠습니다”

동남아시아 모 국가. 통일소망선교회(대표:이빌립 목사)가 운영하는 해외 탈북자들을 위한 미션홈 ‘예제원’의 거실. 예배를 인도하는 이빌립 목사의 제안에 따라 탁자에 모인 탈북민들이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탈북민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이내 노래를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격한 감정에 휩싸였다.

노래가 끝날 무렵 이빌립 목사가 말했다.

“여러분, 고향 생각 많이 나시죠? 통일이 돼 그리운 고향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는 고향 이전에 본향이 있습니다. 그 본향은 인간의 노력이나 힘으로 갈 수 없고 오직 예수님을 믿을 때 갈 수 있습니다.”

이빌립 목사는 설교를 통해 구원의 도리를 전했다. 당신들이 당했던 처참한 가난과 고통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그리고 그 은혜를 깨닫고 양육 받아 또 다른 고난 가운데 있는 이들을 구하는 일꾼이 되기를.

예배 중 대표기도하는 통일소망선교회 선교팀원과 함께 머리 숙인 탈북민들의 모습.
예배 중 대표기도하는 통일소망선교회 선교팀원과 함께 머리 숙인 탈북민들의 모습.

2023년 12월 어느 날 오전, 한국의 통일소망선교회 사역자들이 동남아 모 국가에 있는 두 군데 예제원 가운데 B센터를 먼저 방문했다. 예수제자훈련원의 줄임말인 예제원은 통일소망선교회가 2010년부터 운영하는 탈북민 보호소 겸 신앙훈련센터다. 예제원으로 들어온 탈북자들은 석 달간 머물면서 정서적 안정을 찾고 복음으로 양육 받는다. 성경 읽기, 성경 공부, 묵상과 기도를 하는 과정에서 이전까지 한 번도 예수님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이 거듭나 예수의 제자로 변화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B센터에는 예제원에 들어온 지 1개월 미만의 탈북자 7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통일소망선교회 사역자들과 예배 후, 탈북 경위와 예제원 생활에 대해 소감을 나눴다. 탈북자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장기 체류를 했다. 북한에서 가난 등의 이유로 탈북을 했고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농촌 마을로 팔려 가 학대와 착취에 시달렸다. 이들은 코로나19가 닥쳐 중국을 벗어난다는 계획을 수년째 포기했다가 상황이 완화되자 통일소망선교회의 도움을 얻어 목숨을 건 탈출을 했다.

대개 중국에서 동남아 모처로 탈출하는 거리는 6000km에 달한다고 한다.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다가는 자칫 붙잡혀 북송될 수 있기 때문에 무더위와 곤충과 싸우며 험한 산길을 오른다. 또 야심한 시간을 이용해 트럭을 타고 수십 시간을 달려야 한다. 탈북과정에서 낙오되거나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의 교화소로 끌려가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탈출을 감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오른쪽)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오른쪽)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예제원에서 보호받고 있는 최 모 씨는 “10년 전 2월 칼바람이 이는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도착했고 시골 마을에 팔려 가 중국인과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면서 “비참했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했으나 아이가 신분증이 없어 고등학교 과정 진학이 안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우리의 탈출을 도와줬던 분이 탈출하면 석 달간 예수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했을 때 두려웠고 싫었다”면서 “그러나 센터에 와서 선교사님들의 사랑을 받고 성경을 공부하면서 이제는 하나님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오후 시간, 통일소망선교회 팀이 찾은 예제원 A 센터 사람들의 증언도 비슷했다. 김 모 씨는 “사는 게 너무 고달파 북한을 탈출했으나 중국에서 알코올 중독자 남편에게 시집을 가서 고생했고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다”면서 “이후 이곳저곳을 떠돌며 중국인 가사도우미 등으로 일했지만 폭행도 많이 당했고 돈을 떼어먹히기 일쑤였다”고 탄식했다. 김 씨는 “그러면서도 탈북은 두려운 일이었기에 망설였다. 지금 돌아보면 나의 탈출은 하나님의 밀어붙이심이었다”면서 “하나님이 나를 인도하셨고 나를 향한 계획을 세우고 계신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 탈북민이 찬송과 간증을 하고 있다.
한 탈북민이 찬송과 간증을 하고 있다.

한편 박 모 씨는 “나는 7살 때부터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했으며 2006년부터 중국에 거주했다”면서 “중국에서 남편을 만나 임신까지 했지만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고 그에게 또 다른 혼외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게다가 나는 몸에 병까지 얻어 좌절했는데 통일소망선교회를 만나 나같은 자도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특히 박 씨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예제원에서 성경공부를 통해 한글을 읽고 쓰게 됐다.

이들뿐만 아니라 A센터에 있는 11명의 탈북자의 사연도 하나같이 절절했다. 더 이상 떨어질 데 없는 절망의 나락에서 통일소망선교회를 만났고 육신만 구출을 받은 것이 아니라 복음을 들음으로 영혼의 구원까지 받았다고 감사했다. 탈북자들은 동남아 예제원 생활을 끝내면 남한으로 이동해 자유 조국의 품에 안긴다. 통일소망선교회는 이들이 남한에 정착해서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끝까지 돕고 있다.

통일됐을 때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가장 강력히 전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예제원에서 양육된 탈북자 제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잠재적 사역자들에게 석 달간 말씀과 기도로 양육할 수 있는 곳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예제원은 복음의 황금어장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선교는 사람을 준비시키는 일”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

“나는 탈북자 출신 목회자다. 가난 때문에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예수님을 알게 돼 오늘에 이르렀다. 탈북과정에서 두 번 강제 북송되기도 했으나 목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는다. 통일이 되면 신앙으로 무장한 탈북민 출신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믿고 2004년 열방샘교회를 세웠고 2009년 통일소망선교회를 세웠다.”

통일소망선교회 대표이며 GMS 실행이사인 이빌립 목사는 북한선교의 산증인이다. 탈북이라는 극적인 경험이 있기에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탈북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는 자신을 위해 금식기도까지 해준 중국 조선족교회의 사랑에 감동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체험을 했다. 따라서 탈북자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성령의 도우심과 교회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 목사가 통일소망선교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사역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첫째, 해외 탈북자 대상 전도다. 지금까지 선교회가 구출하거나 복음을 전한 사람들은 1500여 명에 달한다. 둘째, 탈북 고아 지원 사역을 했다. 셋째, 구출된 탈북자들을 해외 예제원에서 보호하면서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 예제원은 3개월 과정으로 운영되는데 탈북자들은 복음을 듣고 거듭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넷째,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하면 멘토링을 통해 지역교회 정착을 돕고 있다. 다섯째, 탈북민 신학생을 양성하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통일소망선교회를 통해 신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들은 30여 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여섯째, 한국 미국 브라질 등에서 20여 개의 북한선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선교 헌신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밖에 북한선교복음콘퍼런스와 북한선교사훈련원 과정 등을 개설해 선교사들을 양육하고 있다. 일곱째, 중동지역 난민을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데까지 시선을 돌리고 있으며 중동선교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목사는 “예제원은 탈북민들의 정착과 양육에 꼭 필요하다”면서 “탈북민들이 석달 동안 변화돼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것을 보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목사는 해외에 있는 탈북자들과 북한주민들을 복음으로 양육하는 것은 장차 북한 땅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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