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지나간다. 세상 사람들은 뜻대로 하지 못한 바를 안타까워하고 이루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성도는 자신의 부족함을 회개하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올해 교계에는 즐겁고 기쁜 일보다 아쉬운 일이 더 많았다. 무엇 하나 시원하게 뚫린 느낌을 주는 것이 없었다. 동성애를 정당한 권리로 주장하고 이를 합법화시키려는 다양한 시도 앞에 교회는 온 힘을 다해 막아섰다. 이단들의 포교는 날로 공격적이고 교묘해지고 있다. 수많은 젊은이가 이단의 미혹에 빠지고 그들의 가족이 부서져 고통 당하는 일이 계속됐다.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됐으나 남북관계는 여느 때보다 경색돼 통일은 요원해지는 듯 보였다. 인공지능 기술이 진전돼 교회를 대체해 인간 본질에 대한 답변을 해줄 것처럼 느껴졌다. 교회 내 진보와 보수 간 시각 차이는 여전했고 간간히 들려오는 세대 및 계층 간 갈등도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염려가 들었다.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남성 교역자와 여성 사역자, 목사와 장로,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에 교회의 사역과 사회문제를 보는 시각 차이가 여전했다.

한편 한국교회는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낮아진 신뢰도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대안을 모색하러 모였고, 선교대회를 통해 물질 선교를 반성했다. 교세 하락을 우려하며 저출산 극복 운동과 다음세대 전도에 앞장섰고 교회론을 재정립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국내외 재난과 사건·사고가 닥쳤을 때 어느 기관보다 먼저 달려가 사랑을 전했고,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구호 활동도 꾸준히 전개했다.

2024년에도 다소 어두운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하나님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를 찾아 그분의 뜻을 이루셨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교회를 찾아 새 일을 하신다. 그러한 사람과 교회로 다시 일어서기를 다짐하는 경건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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