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

<오픈 시크릿>(레슬리 뉴비긴/복있는 사람)

최근 복음주의권에서 새롭게 평가되는 선교학자이면서 선교적교회 담론에서 빠지지 않는 선구자로 소개되는 리더가 바로 레슬리 뉴비긴이다. 이십 년이 넘는 인도에서의 선교사역을 마무리하고 고국 영국에 돌아온 그는 근대주의(모더니즘)로 이교화 된 영국 사회와 영국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강의와 집필 활동으로 당대 뿐 아니라 이후에도 소중한 영감을 남겨 주었다.

그의 저서 중에서 특별히 오픈 시크릿은 4년간의 강의를 집대성한 수작이다. 특별히 선교를 준비하는 자들뿐만 아니라 최근의 선교적 교회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선교와 교회의 관계를 진지하게 탐구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한다.

무엇보다 뉴비긴은 삼위일체 선교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선교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시작해 교회와 선교의 관계를 건강하게 재정립한 이 책은 선교의 주도권에 삼위 하나님으로 나온다는 점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더 나아가 현대사회가 추켜세우는 우상들의 권위가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집요하게 지적한다.

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
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

국내 전도와 해외선교의 이분법을 넘어서야 할 오늘 우리 시대는 뉴비긴의 관점이 더욱 요구되는 현실을 보고 있다. 해외를 나가야 접하게 되는 다문화와 다종교, 다인종의 사회는 이제 저 멀리 선교지의 상황이 아니라 오늘 대한민국 전국의 상황이다. 게다가 후기 현대주의(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은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이다.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현대사회는 모니터와 스마트폰으로 경건과 욕망을 동시에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문명의 발전은 키보드로 검색을 하던 우리에게 대부분의 업무를 인공지능에게 맡길 수 있는 인간과 기계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의 시대로 인도하고 있다.

전환의 시대를 살면서 여전히 말씀과 교회, 그리고 선교를 놓치지 않았던 뉴비긴의 오픈 시크릿은 그래서 21세기 전환의 시대를 통과하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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