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호 목사(중독예방시민연대 대표)
김규호 목사(중독예방시민연대 대표)

최근 모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암암리 퍼져나가는 마약중독의 문제가 다시  사회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연예인들이나 유흥업소 관련자들과 같이 특수직업군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현재는 일반 직장인, 주부, 대학생들 사이에도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심지어는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 재벌가 자녀들이 마약류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감옥에 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단속된 마약류 사범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작년 한 해와 같은 1만8000명 대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마약 범죄자 수는 연말까지 3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미성년자 마약 범죄자가 급증하는 추세로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은 올해 8월까지 875명으로, 이미 작년 한 해 481명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119명)에 비하면 635%가 늘었다. 마약류 사범 중 남성은 1만2169명(66.9%), 여성은 6018명(33.1%)으로 여성 마약사범의 비율도 작년(27%)에 비해 6.1% 포인트 증가했다. 그 결과 이미 수년 전 대한민국은 국민 10만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인 ‘마약 청정국’의 명예를 잃어버리고 ‘마약 오염국’이 되고 말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마약사범들의 재범률이 36%로 매우 높다. 매년 8000명 정도의 마약 초범이 발생하고,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재범을 해 국내 마약 시장이 빠르게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마약사범은 단속된 마약사범의 20배로 추정하는데, 이를 환산하면 매년 16만명이 새롭게 마약중독자가 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종 중독문제와 씨름해온 한국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신앙을 바탕으로 강력한 금연 금주운동을 통해 많은 가정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고 고질적인 각종 중독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해 왔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통해 이제는 마약중독과 힘써 싸워 대한민국이 ‘마약 오염국’의 불명예를 씻어버리고 잃어버린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3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교회 공과에 마약중독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한다. 모든 중독의 최대의 해결책은 예방이다. 따라서 교회학교 공과에 마약을 비롯한 각종 중독에 대해 그 위험성을 설명하고, 중독이 하나님의 미워하시는 죄의 문제라는 것을 깊이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노방전도와 병행하여 마약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예방 지역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교회 안에 마약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회 안에 중독치유재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마약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역자가 필요하다. 설익은 열심으로 어설프게 접근하다 서로가 상처받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중독예방 치유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부교역자 또는 평신도 중에 마약을 비롯한 중독 전문사역자를 임명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셋째, 중독예방 관련 기독교 시민단체들을 지원해야 한다. 중독예방 관련한 기독교 시민단체들이 많이 있다. 이들이 교회를 대신해서 중독문제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특히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정부 기관이 제대로 일을 하도록 감시 견제하는 일은 일반 개별교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물질로 후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앙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중독은 악습관이며 죄악이다. 죄와 싸워 이기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예수님은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죄인들을 찾아다니셨다. 따라서 교회는 예수님의 심정으로 마약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자를 찾아가 그들을 회개시키고 구원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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