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례길이라는 단체가 서울에 기독교순례길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순례길은 최근 서울근대기독교역사문화지원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같은 계획을 소개했다. 한국순례길은 전문가들과 교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종로와 정동지역의 기독교 역사유적 탐방루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는 이기붕 집터 위에 세워진 4.19혁명 기념 도서관, 김구 주석이 저격당한 경교장, 스코필드 기념관, 러시아 공사관, 이화박물관, 중명전, 배재학당 등 수많은 기독교 유적지들이 있다.

서울기독교순례길이 마련되면 기독교 역사 연구와 교육에 유용하게 활용돼 기독교를 널리 알리며 성도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기독교계가 역사 순례길을 개발할 수 있기까지 뜻있는 교회와 성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독교 역사 유적 지정 작업에 노력해왔다.

사실 타 종교는 기독교계보다 먼저 사찰이나 순교지 등을 부각시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이를 포교와 홍보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기독교계는 그에 비하면 많이 뒤늦었지만 최근 역사 유적 발굴과 순례길 지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 신안군 증도면의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을 포함하는 섬티아고 프로젝트, 창원과 진해의 주기철 목사 성지순례길과 기념관, 제주의 기독교 성지 순례길 조성, 마량진 성경전래기념관 설립 등이 그 성과다. 이런 사업들이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기독교회가 한국근대화에 기여한 바를 생생한 실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교단도 역사위원회가 주축이 돼 총회 차원의 순교자 지정과 역사 유적지 선정 작업을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다.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위해서도 이는 매우 유익한 일이기에 교단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편 기독교계의 순례길 및 역사 유적 지정 과정에서 타종교가 종교편향이란 시각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분명한 고증과 학술 작업을 통해 기독교 선각자들의 수고와 희생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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